면사무소를 방문했다가 공무원들이 먹고 있던 수박을 권하지 않아 괘씸하다며 민원을 넣은 한 여성이 온라인 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달 31일, "공무원이 수박 안 줬다고 민원 넣은 사람"이라는 게시물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상으로 빠르게 퍼졌다. 원문은 충청남도 서산시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로, 시민 A씨가 면사무소에서 받은 대접에 괘씸하다며 장문으로 항의 민원을 작성한 것이었다.
A씨는 "서류를 보완하기 위해 오랜만에 면사무소를 방문했다. 당시 민원실이 아닌 산업팀이 있는 사무실이었고, 오후 4시에 가까운 시간이어서 민원이는 나 혼자였다."며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의 글에 따르면, 10명 정도가 모여 수박을 먹고 있던 상황. A씨는 "기다리는 동안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지 않았다.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며 "나이대가 다양했는데 모두 그런 행동을 하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 상황이면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한 번쯤은 권하지 않냐. 먹어야 맛이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이어 A씨는 "나는 지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면사무소 사무실을 방문한 민원인, 지역민이다.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럽고 괘씸했다."며 "저런 사람들을 위해 내가 세금 내고 있다. 자기 지역민에 대한 애정이 저렇게 없다."라고 작성했다.
그러면서 A씨는 "똑똑한 친구들이라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되어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대민 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우리 다음 세대들을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는 그 행동의 부끄러움을 모르고,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A씨는 "수박 껍데기 정리하며 내 눈을 마주치지 않고 내리 까는 것을 보면 일말의 양심은 있었나 싶기도 하다."며 "부녀회장을 했다면 이런 취급, 더러운 기분은 안 느꼈을까요? 부모 교육의 문제일까요? 공무원 교육의 문제일까요? 연수는 왜 받으러 가냐. 아무것도 배워오는 게 없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본 다른 시민이 "공무원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을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글 쓴 분은 뭐 먹을 때 누가 오면 무조건 권하냐."며 "요즘 젊은 공무원들 전화 통화 해 보면 친절함을 느낀다.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고, 업무 처리 빨리 했다 하니 노여움을 풀면 좋을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수박 못 먹어서 미XX 됐다. 내가 말하는 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내가 아무나 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이다.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못 건네는 게 맞냐. 이번엔 단체로 무시했다."라고 반박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일 처리는 빨리 되었다면서 왜 그러냐.", "왜 공무원을 자기가 고용한 직원이라고 생각하냐.", "공무원은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일 뿐이다. 너무 과도한 대접을 바라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