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전트란'이 돌아왔다. 좌타자에 치우쳤던 롯데 자이언츠 타선의 고민을 말끔히 씻어주고 있다.
전준우는 지난달 3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5월 엘롯라시코의 두번째 경기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7회말 3-1로 앞선 롯데의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 투런포였다. LG는 베테랑 김진성을 교체 투입하며 후반에 승부를 걸었지만, 전준우가 상대의 희망을 끊어냈다. 왕년의 '전트란(전준우+카를로스 벨트란)'이란 별명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힘이 실린 한방이었다.
5월 다소 부진했던 아쉬움을 막판에야 떨쳐냈다. 지난달 23일부터 최근 8경기 동안 타율 3할4푼4리 1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7로 맹활약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박승욱(타율 3할8푼1리, OPS 0.909)을 제치고 동 기간내 팀내 OPS 1위다.
최근 6년간 최다안타왕 2회(2018 2021), 5차례나 3할을 훌쩍 넘겼다. 유일하게 3할을 못넘은 2020년은 생애 2번째로 많은 홈런(26개)을 쏘아올린 해다. 명실상부 이대호와 더불어 팀 타선을 이끈 주역이었다.
올시즌 다소 부침이 있다. 4월과 5월, 타율이 한때 2할3푼대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잡고, 바닥을 차고 올라오는 힘이 돋보인다. 지난 23일 당시 2할3푼6리였지만, 8경기 만에 타율을 2할5푼9리까지 끌어올렸다. 4월 18일 이후 43일만의 홈런포이기도 하다.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중이지만, 좌익수로도 나서며 유연한 경기운영에 한몫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대호가 떠난 올해,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은 주장 안치홍을 도와 팀내 최고참이자 원클럽맨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롯데는 올시즌 유독 왼손타자 쪽에 쏠린 타선의 무게감으로 인해 고민이 많다. 황성빈 노진혁 안권수 등 타율 3할 안팎의 타자들 대부분이 좌타자다. 그 외에도 렉스 고승민 김민석 박승욱 이학주 등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주력 선수들 상당수가 왼손이다.
그나마 신예 윤동희가 여러 타순을 오가며 라인업 운용의 숨통을 틔워주는 상황. 안치홍이나 전준우 같은 베테랑들이 좀더 힘을 내줘야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