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팀이 가장 어려운 순간. 폭풍 성장한 2년 차 영건이 있었다.
KT 위즈 우완 파이어볼러 박영현(20)이 절체절명의 팀을 구했다.
박영현은 3,4일 수원 두산전에 이틀 연속 중요한 타이밍에 마운드에 올라 연패를 끊으며 승리를 굳게 지켰다. 3일 경기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그는 4일에는 경기 후반 3점 차 리드를 지키며 시즌 9홀드를 기록했다. 홀드 1개를 추가하면 데뷔 두번째 시즌만에 두자리 수 홀드를 기록하게 된다.
KBO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란 원대한 꿈을 꾸는 약관의 투수. 그에게 올시즌은 본격적인 성공 원년이다.
4일 경기 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박영현은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이야기 했다.
"시즌 25홀드, 직구 스피드 155㎞ 돌파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그래야 그에 따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마무리 투수를 향한 단계밟기.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청년 투수는 삼성전만 되면 '롤모델' 오승환에게 찾아간다. 친분도 없었지만 배우겠다고 오는 21년 후배를 내칠 인격이 아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여쭤봤어요. 네가 안 좋을 때 타자도 안 좋을 수 있다. 자신감 있게 던지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저한테는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무한 긍정의 마인드. 두둑한 배짱이 필요한 불펜 투수에게 딱 맞는 성격이다.
"지금은 경험 단계라고 생각하고요. 아직 2년 차기 때문에 형들도 앞으로 갈 길이 머니까 오늘 하루로 끝내지 말라고 이렇게 말씀 많이 해 주세요. 또 다른 내일이 있으니까요. 여름 체력이요? 저는 다르게 생각하는 게 볼 스피드는 여름에 올라온다고 생각해요. 지금처럼만 관리 잘하고 꾸준하게 하다 보면 4,5월도 잘 버텼으니까 6월도 잘 버티고, 7월도 좋게 지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오승환 후계자 다운 공격적 투구. 박영현의 최대 장점이자 찬란한 미래를 점치게 하는 요소다.
4일 두산전도 쟁쟁한 타자들을 상대로 빠른 승부를 펼쳤다.
눈 여겨 볼 만한 상황은 승부구였다. 7명의 타자 중 대타 김민혁을 제외한 6명에게 패스트볼 위닝샷을 던졌다.
그중에는 이날 선제 투런홈런을 친 호세 로하스(148㎞ 루킹 삼진)도 있었고, 최고 타자 양의지도 있었다. 8회에는 정수빈 안재석 양의지에게 모두 패스트볼 승부로 내야 뜬공을 솎아냈다. 넘치는 자신감을 실어 던지는 140㎞ 후반대 공은 수치보다 위력이 있었다. 라이징의 착시 속에 공의 밑 부분에 밀려 맞으면서 팝 플라이에 그쳤다. 최근 리그 정상급 빠른 공들을 밀어 장타를 쏟아내고 있는 양의지 조차 배트가 밀렸다.
최고 타자들을 향한 겁 없는 직구 승부. 이유가 있을까.
"타자한테 유리하게 만들어 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제가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타자를 안 보려고 노력해요. 양의지 선배님이 대단하신 건 알지만 못 치실 수도 있는 거니까 항상 저는 타자 관계 없이 제 공을 던지자는 생각을 하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떡잎 부터 다른 유망주. 리그를 호령하는 특급 구원 투수가 탄생할 조짐이다. 이미 위대한 걸음을 성큼성큼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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