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배드민턴 여자복식의 '신흥 강자'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가 인도네시아오픈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2023 인도네시아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슈퍼 1000)' 여자복식 결승서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세계 10위)를 게임스코어 2대0(22-20, 21-1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 7위 김혜정(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을 2대0으로 따돌리고 '국내 1인자'임을 입증했던 이소희-백하나는 세계혼합단체전(5월) 조별예선에서 후쿠시마-히로타를 제압한 데이어 2회 연속 맞대결 승리를 만끽했다. 통산 맞대결 전적은 2승2패 균형
이날 맞대결은 결승전답게 첫 세트부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한때 16-10으로 앞서가던 안도감도 잠시, 이소희-백하나는 상대의 거센 추격에 몰리더니 막판 동점을 주고 받는 접전 끝에 듀스로 승부를 넘겼다. 맹추격에 성공한 일본 조가 분위기를 올리는 듯 했지만 이소희-백하나는 탄탄한 수비력으로 상대의 범실을 유도, 위기를 넘겼다.
짜릿한 승리 덕분일까. 2세트 분위기는 이소희-백하나에게 급속하게 쏠렸다. 세트 초반부터 이소희-백하나의 공세가 매서웠고, 눈에 띄게 위축된 후쿠시마-히로타는 실수까지 연발했다. 5-0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이소희-백하나는 거침없이 몰아치며 한때 10점 차(15-5)까지 달아났다. 이후 잠깐의 방심으로 인한 실책으로 살짝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승부의 추는 뒤집히지 않았다.
이로써 이소희-백하나는 독일오픈(3월), 말레이시아마스터즈(5월)에 이어 올시즌 3번째 금메달을 신고하며 다가오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안세영(21·삼성생명)의 국제대회 연속 결승 진출 행진은 중단됐다.
여자단식 세계 2위 안세영은 전날 열린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에 0대2(8-21, 17-21)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파죽지세였던 안세영의 결승-우승 행진도 쉼표를 찍었다. 지난 주 싱가포르오픈까지 올해 자신이 출전한 8개 국제대회(세계혼합단체전 포함)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해 5개의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4강에 그쳤다. 이번 인도네시아오픈 직전에 열린 태국오픈-싱가포르오픈에서 올시즌 두 번째로 연속 우승을 했지만 3연속 우승도 무산됐다.
'숙적' 천위페이와의 맞대결에서도 올해 첫 연패를 안았다. 말레이시아오픈(1월), 전영오픈(3월),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4월)에서 3연승을 거뒀던 안세영은 지난달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전)에 이어 이번에도 패하면 통산 맞대결 전적 4승10패를 기록했다.
남자복식 세계 12위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 조도 세계 6위 사트윅사이라즈 란키레디-치라그 셰티 조(인도)에 1대2로 패해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안세영(21·삼성생명)이 국제대회 연속 우승을 또 달성했다.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11일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2023 싱가폴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슈퍼750)' 여자단식 결승서 일본 라이벌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1위)를 세트스코어 2대0(21-16, 21-14)로 완파,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주 태국오픈에서 올시즌 4번째 금메달을 일군 안세영은 이로써 지난 1월 동남아 투어에서 2회 연속 우승(인도오픈-인도네시아마스터즈)을 차지한 데 이어 시즌 두 번째 연속 우승 쾌거를 만끽했다.
특히 안세영은 '결승 보증수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안세영은 올시즌 열린 국제대회에서 8차례(세계혼합단체전 포함) 모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결승에 올라 5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다가오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100일 남짓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쾌속질주는 금메달 기대감을 드높이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유력한 결승 상대 야마구치와의 라이벌 구도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통산 맞대결 전적에서 7승12패로 열세지만 올해 들어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 1월 올해 첫 국제대회인 말레이시아오픈 결승에서 패했던 안세영은 곧 이어진 인도오픈에서 설욕하며 시즌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후 3월 독일오픈 결승에서 다시 만나 패했다가 5월 2023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조별예선에서 3번째 단식 주자로 나서 야마구치를 제압하며 한국의 매치 스코어 3대0 완승을 마무리했다.
당시 승리를 발판으로 한국은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해 결승까지 올랐고, 조 2위로 힘겹게 통과한 일본은 4강에서 중국을 만나 패배를 맛봤다.
이후 20여일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에서 안세영이 맞대결 연승을 거두면서 야마구치와의 기싸움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이날 결승전은 안세영의 무서운 뒷심이 빛을 발한 대결이었다. 앞서 태국오픈에서 난적 허빙자오(중국)를 완파하고 정상에 오를 때와 마찬가지였다. 1세트를 21-16으로 잡은 안세영은 2세트 중반까지 가슴을 졸이게 했다. 세트 초반부터 기선을 잡지 못한 채 1, 2점 차 박빙 열세를 이어갔다. 접전은 10-10 터닝포인트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연속 득점으로 12-10, 시동을 건 안세영은 최근 신무기로 장착한 '공격 몰아치기'를 앞세워 14-14 이후 무려 7연속 득점을 쓸어담으며 상대를 초토화시켰다.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가 세계 1위 만리장성을 넘지 못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이소희-백하나는 이날 천칭천-자이판과의 결승서 첫 세트를 16-21로 내준 뒤 2세트서도 내내 열세를 면치 못하며 12-21로 물러났다. 천칭천-자이판 조는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세계 3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을 따돌리는 등 한국에 잇달아 분루를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