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은 역대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사령탑 가운데 최고의 경력을 자랑한다.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한시대를 풍미했다. '전차군단' 독일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클럽 레벨에서도 바이에른 뮌헨, 인터밀란, 토트넘 등을 오가며 분데스리가 득점왕, UEFA컵 득점왕, 발롱도르 2위 등을 거머쥐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답게 여유가 넘친다. 클린스만 감독을 직접 '픽'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반한 포인트기도 하다. 특히 논란에 대처하는 인터뷰 스킬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피해가지도 않으면서, 솔직하다. 넘치지도, 모자리지도 않는,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첫 만남부터 그랬다. 자신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바꿨다. 전술 부재에 대해 "감독이라는 자리는 경기 내용과 결과로 평가된다"며 "옳은 방식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헤르타 베를린(독일) 사령탑 시절 2개월 만의 SNS 결별 통보에 대해선 실수를 깨끗이 인정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신과 동행하는 외국인 코치진의 역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긋는 등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정성까지 느껴졌다.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던 박용우(울산 현대) 사태에서도 그랬다. 박용우는 후반 27분 부상한 원두재(김천 상무)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A매치 데뷔전이었다. 당초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대표팀 선발 후 소속팀 울산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터졌기 때문이다. 박용우를 비롯한 울산 선수들과 홍명보 감독이 사과를 했지만, 아직 사태는 정리되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2일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런 상황 속 박용우의 출전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투입 상황에 대해 "순간적으로 교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원두재가 다치며 투입할 선수가 박용우 밖에 없었다. 소집 전 일을 알고 있었지만, 운동장 안팎에서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봤다. 운동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소화했고, 우리와 오랫동안 함께한 선수 같았다.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장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특히 어린 선수들은 더 많은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할때 감독, 코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을 보고 성장할 수 있다. 실수를 할때 조언하고 성장을 시켜야 하는게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감독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실수를 한다. 지금도 하고 있다. 실수를 했을때, 좋은 방향으로, 선수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성장을 돕는게 내 임무"라고 했다. 박용우의 실수를 인정하고, 동시에 감싸며, 팬들의 비판을 달랠 수 있는 '한마디'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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