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3루수가 2루까지 이동하면, 기습 번트지!' 극단적 수비 시프트에 기습 번트로 제대로 응수한 타격 기계의 야구 센스가 빛났던 순간이었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1일 창원NC파크. 타율 1위에 오른 NC 서호철을 상대로 LG 베테랑 김현수가 안타를 올릴 방법은 스윙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1회 선두타자 홍창기 안타 이후 문성주는 삼진. 1사 1루 3번 타자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NC 벤치는 좌타자 김현수를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3루수 서호철을 2루수 박민우와 1루수 윤형준 사이로 이동시켜 좌타자 김현수의 당겨치는 타구가 나왔을 때 병살을 노리기 위한 수비였다.
올 시즌 김현수의 타구 분포도는 방향을 가리지 않고 고르다. 좌 38.7% 중 23.1% 38.2%. 한 마디로 스프레이 히터다. NC 선발 신민혁 포수 박세혁 배터리도 이점을 알고 있었지만, 당겨치는 우측으로 타구를 유도하기 위해 볼 배합을 가져갔다.
포수 박세혁의 초구 사인은 바깥쪽 변화구였지만 선발 신민혁은 몸쪽 높은 곳으로 130km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밋밋하게 들어온 체인지업에 타격 기계 김현수는 쥐고 있던 배트를 내렸다. 기습 번트였다. 3루수 서호철이 비운 자리를 향해 타구를 보낸 김현수는 이를 악물고 1루를 향해 달렸다.
마운드 위에 있던 신민혁은 급히 달려 나와 맨손 캐치 후 1루를 향해 곧바로 공을 던졌다. 1루 접전 상황. 1루수 윤형준 미트 속에 공이 들어가기 직전 김현수의 발이 먼저 베이스를 터치했다.
1루심의 세이프 콜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던 김현수에게 다가간 이종범 코치는 상대 수비 시프트 허를 찌른 김현수의 기습 번트에 박수를 보냈다.
후속 타자 불발로 1회 득점을 올리지 못한 LG.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김현수는 본인이 생각해도 번트 안타 상황이 머쓱했는지 얼굴을 잠시 가리고 웃었다. 3루 베이스에서 김현수를 기다리고 있던 박용근 코치는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타격 기계 야구 센스를 한 번 더 칭찬했다.
화끈한 장타를 기대했던 LG 원정 팬들도 있었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김현수의 번트 안타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최근 뜨거운 타격감으로 타율 1위에 오른 NC 3루수 서호철이 수비 시프트를 펼치는 사이 비운 3루쪽 방향으로 절묘하게 댄 김현수의 기습 번트. 장타만큼 화려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번트안타도 안타로 기록된다는 점에서 김현수의 야구 센스가 빛났던 장면이었다.
이날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LG 김현수는 4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으로 연장 10회 접전 끝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잠시 가동을 멈췄던 타격 기계 김현수. 4월 타율 0.400 맹타를 휘두르다. 5월 타율 0.148로 잠시 멈췄던 타격 기계가 6월 타율 0.310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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