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점차로 지고 있는 팀이 무사 1루에서 번트를 대는 경우는 흔치 않다. 1점을 내봤자 1점차로 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LG 트윈스는 2점차 리드 당한 상황에서 번트를 시도했다. 1점씩 따라가서 동점만 만들면 오히려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LG는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1-3으로 뒤지다 6회와 8회 1점씩 뽑아 3-3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초 홍창기의 역전 2타점 안타를 시작으로 대거 6득점을 해 9대3으로 승리했다.
초반 많은 찬스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친 LG는 1-0으로 앞서다가 4회말 박건우의 동점 솔로포와 윤형준의 역전 투런포로 1-3으로 뒤졌다.
6회초 8번 박해민의 안타로 무사 1루가 됐을 때 9번 신민재가 초구에 기습번트를 대려고 했다. 하지만 공이 배트가 아닌 포수 미트로 들어가 번트 헛스윙 스트라이크가 됐다.
기습번트 형식이긴 했지만 무사 1루서 번트를 시도한 것 자체는 의외였다.
이후 박해민이 2구째 2루 도루에 성공했는데 신민재는 3구째 다시 번트를 댔다. 1사 3루를 만들겠다는 뜻. 번트가 파울이 됐고, 이후 신민재가 1루수앞 땅볼을 쳐 박해민을 3루까지 보내는데 성공했고, 이어 1번 홍창기의 희생플라이로 득점에 성공, 2-3을 만들었다.
8회초 선두 문보경이 우익선상 2루타를 친 뒤 7번 김민성이 초구부터 희생번트 자세를 취했다. 3-3을 먼저 만들겠다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계속 볼이 들어와 볼카운트가 3B까지 됐다. 볼넷을 기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민성은 4구째 1루측으로 희생번트를 안정적으로 성공시켜 1사 3루를 만들었다. 이후 박해민의 안타로 3-3 동점.
LG 염경엽 감독은 2점차 상황에서 번트를 댄 것에 대해 "초반에 많은 찬스에서 득점이 나지 않아 경기가 잘 안풀린다고 생각했고, 이럴 땐 1점씩 쫓아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3-3 동점만 만들면 상대가 이미 필승조를 많이 소진한 상황이라 뒤로 갈수록 우리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해 9회까지 동점만 만들자는 계획으로 희생번트를 댔다"라고 설명했다.
그 계획이 성공적이었고, LG는 10회초 NC의 전사민과 배민서를 상대로 6개의 안타로 6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빠른 상황 판단, 선수들의 충실한 작전 수행이 만들어낸 역전승이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