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드라마 촬영장에 구름 같이 인파가 몰리던 시절이 있었다. 연예인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말이다. 당시만 해도 대중들은 촬영 스태프의 말을 꽤 잘 따라줬다. 법적인 통제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촬영중인데요"라고 한마디하면 구경하던 이들도 자리를 비켜줬다. 다리의 한 차선을 통제해 불편을 겪더라도 "드라마 촬영중"이라고 하면 양해해줘야한다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가 왜 드라마 촬영을 하는데 불편을 겪어야 하나"라는 분위기로 말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랑한다고 말해줘 드라마 촬영장 수준'이라는 제목으로 제작진이 촬영 현장에 쓰레기를 방치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첨부된 사진에서는 먹다 버린 플라스틱 컵과 음료 캔, 물병, 담배꽁초 등이 버려져 있었다. 작성자는 "촬영하러 왔으면 치우고 가야지, 누가 치우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결국 '사랑한다 말해줘' 제작진은 "촬영 중 방치된 쓰레기로 인해 촬영에 협조해주신 지역 시민분들께 불쾌함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제작진은 당일 매뉴얼대로 촬영 종료 후 현장 정리 과정에서 발생된 미흡한 점을 느끼고 촬영 중간에도 쓰레기가 방치되지 않도록 매뉴얼을 다시 점검했다.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 더욱 철저하게 주변 정리를 진행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4월에는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장도 문제가 됐다. 촬영중 인근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이 벽돌을 집어던지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촬영으로 발생하는 빛과 소음에 짜증이 났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촬영에서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장을 촬영장으로 사용하면서 길을 막고 스포일러 방지를 이유로 관광객들이 꽃 사진을 찍는 것까지 통제하다가 논란이 됐다. 최근들어 많은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예능 촬영에서 이처럼 논란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물론 역대급 공연이긴 했지만 때아닌 연예인 특혜 논란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 그도 그럴것이 브루노 마스 콘서트는 2014년 이후 9년 만의 일인 만큼 티켓 예매 당시 최고 동시접속자가 116만명에 달할 정도로 '피켓팅'이 펼쳐졌다. 하지만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상황에서 스타들은 그라운드석 메인 좌석에 자리해 눈총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콘서트 초대권은 뒷자리나 사이드에 특별 구역이 마련되는데, 스타들이 프리미어 좌석을 대거 차지한 것은 주최측에서 초대권을 남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결국 주최사인 현대카드 측은 "해당 좌석은 공연 시 통상적으로 아티스트가 직접 초청하는 가족, 친구, 뮤지션 등을 위한 초대권을 받은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와 연예인 소속사에서 구매한 티켓으로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에 해당된다. 현대카드가 별도 연예인을 초청하지는 않는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도 한 네티즌이 "연예인들은 전부 앞줄 다 주고, 지인 잔치 볼만했다"고 하자, 직접 "아티스트 초대석을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라고 답을 달아 의혹차단에 나섰다.
이제 '연예인·방송국 특혜'를 바라보는 시선이 꽤 까칠해졌다. 주민들이 촬영을 협조해야할 의무가 없기에 선의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연예인이라서 좋은 자리를 얻는 특혜 역시 이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시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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