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로선 무척 아쉬운 경기였다.
0-2로 뒤지던 경기. 원태인의 시즌 최다 이닝인 8이닝 2실점 역투 속에 돌아온 6회 오재일의 추격타, 7회 이재현의 역전 투런포로 3-2를 만들었다.
하지만 9회말 딱 1이닝을 지키지 못했다.
좌완 이승현이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1사 후 전준우 렉스에게 연속 볼넷과 폭투로 1,3루에서 안치홍에게 동점 3루 땅볼, 이어진 2사 1루에서 유강남에게 끝내기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3대5 역전패.
사령탑으로서도 가슴 아픈 경기였다. 흔들리는 청년 마무리, 하지만 바꿔줄 투수가 없었다.
25일 인천 SSG전 9회말 만루위기를 막고 5대2 승리를 지켜낼 당시에도 마운드에 방문한 박진만 감독은 "너 뒤에 투수 없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농담으로 긴장감을 풀어줬다. 이어 "져도 되니까 자신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힘을 낸 이승현은 마지막 타자 최지훈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지 했다. 박 감독은 "그 경기로 자신감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3점 차와 1점 차 리드는 달랐다. 특히 롯데 팬들의 압도적 함성으로 뒤덮힌 사직구장 마운드의 압박감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에 떠오르는 인물, '끝판왕' 오승환이었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한 대한민국 투수 중 가장 많은 마무리 경험을 가진 베테랑 투수. 1군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딱 하루가 모자라 등록을 하지 못했다.
오승환은 다음날인 28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등록됐다. 좌완 박세웅이 말소됐다.
28일 롯데전을 앞둔 박진만 감독에게 '만약 어제 오승환 카드가 있었다면?'이란 질문을 던졌다.
박 감독은 잠시 생각하다 "(상대 타자 등) 상황에 따라 달랐겠지만 투수가 힘들어 보였을 때 경험 많은 오승환 선수가 있었다면 들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마무리가 결코 쉬운 보직이 아니다. 경험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로 박 감독에게는 '오승환'이란 강력한 카드가 생겼다. 피 말리는 접전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든든한 보험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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