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세르비아 리그에 진출했던 고영준이 다시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2001년생 고영준은 포항 스틸러스 유소년을 거쳐서 포항 1군까지 데뷔한 성골 유스다. 대한민국 연령별 대표팀을 차근차근 밟아서 성장했다. 2020시즌부터 김기동 당시 포항 감독의 부름을 받고 1군에서 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고영준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2021시즌부터는 포항의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의 미래로 인정받았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인 고영준은 체구는 작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미드필더였다. 팀을 위해서 뛸 수 있는 헌신까지 가지고 있었다. 공간으로 나가는 움직임이 좋아서 공격 포인트 생산력도 가지고 있었다. 골 결정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포항에서 잘 성장해 2022년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 국가대표팀에서 뛰기도 했다.2023시즌 포항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후, 2024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세르비아 명문인 파르티잔으로 이적했다. 유럽파가 된 고영준은 데뷔 시즌에 후반기 리그 남은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서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4~2025시즌에 고영준은 팀에서 사실 버려진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고영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파르티잔 내부 문제 때문이었다. 파르티잔은 2023~2024시즌 리그 일정이 끝나자마자 고영준을 영입한 이고르 둘랴이 감독을 경질했다. 이때부터 파르티잔은 어지러웠다. 연속된 감독 교체로 인해서 내부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고, 고영준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됐다.파르티잔의 임시 감독이었던 마르코 요한노비치가 직접 밝힌 내용이다. "고영준의 문제는 언어였다.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프로답게 행동했다. 내가 감독일 때 고영준은 따로 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파르티잔 스포츠 디렉터였던 이비차 일리에브가 고영준을 전력에서 빼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4~2025시즌 초반 고영준은 선발로 나오든, 교체로 나오든 겨우 45분 정도밖에 뛰지 못하다가 지난해 9월 말부터는 아예 전력에서 제외됐다. 고영준은 경기 명단에 포함되지도 못한 채로 시간을 허비했다. 한창 뛰어도 모자랄 시기를 날리면서 성장이 지체된 셈이다. 그나마 다행히 스르잔 블라고예비치 감독이 2025년부터 파르티잔을 이끌면서 고영준에게도 다시 기회가 가고 있는 중이다. 겨울 휴식기가 마무리된 후, 고영준은 다시 경기 명단에 포함되면서 경기를 소화 중이다. 무려 5개월 만의 출전이었다. 최근 리그 4경기 중 고영준은 교체로 3번 투입됐다.
이제 고영준이 할 일은 경기장에서 실력을 증명하는 일이다. 2선 자원이기 때문에 주전 경쟁에서 확실히 올라설 수 있는 방법은 공격 포인트다. 파르티잔에서 득점과 도움을 많이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영준이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상황은 더 좋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