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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감을 때 '우수수' 2030 젊은층 탈모로 우울증까지…건강한 두피 관리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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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2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아침마다 괴롭다. 머리를 감고 빗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지기 때문이다. 빠진 머리카락을 보면 자괴감이 들 정도다.

최근엔 머리카락이 더 가늘어지고, 가르마 부위는 전보다 눈에 더 잘 보이기 시작해 민머리가 될까 걱정이 크다.

#. 30대 자영업자 B씨는 수년째 탈모에 좋다는 검은콩, 다시마를 먹고 있지만 소용없었다. 기능성 샴푸도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탈모로 인한 우울감이 심해진 그는 모발이식을 고려 중이다.



탈모는 비정상적으로 털이 많이 빠지거나 머리카락 굵기가 극도로 얇아진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는 약 1000만 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10~30대 젊은 환자다.

탈모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인데다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심리적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하루 100개 이상 머리카락 빠지면 탈모증 의심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은 하루 70~100개 정도까지 빠질 수 있다.

자고 난 뒤나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가 넘는다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50~60가닥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겼을 때 10% 이상 빠지는 경우도 의심해 볼 수 있다.

탈모 초기에는 뒷머리에 비해 정수리와 앞머리의 모발이 가늘어진다. 또한, 모낭이 작아지고 피지샘이 커지면서 유분기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기름지고 빗질이 부드럽다면 탈모 초기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남성형 탈모는 주로 유전적 요인…여성형은 호르몬 변화

탈모의 약 85~90%는 유전성(안드로겐성)이며, 크게 남성형과 여성형 탈모증으로 구분된다.

주요 원인은 유전자, 노화, 남성호르몬(DHT 호르몬) 등 3가지다. 고령화, 서구화된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흡연 등 환경적 요인도 탈모 증가세의 요인이다.

남성형 탈모는 주로 유전적 요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앞이마 헤어라인이 M자 모양으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고 정수리 부분의 머리가 빠지는 것이 특징으로, 더 진행되면 민머리 형태가 된다.

반면 여성형 탈모는 폐경 등의 호르몬 변화, 영양 부족 등이 주원인으로 머리 전체의 밀도가 줄어들며, 특히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밖에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알려진 원형 탈모증은 사실 면역학적 요인이 크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떠한 자극 등의 이유로 면역세포인 T세포가 활성화되어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을 가하면서 면역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이 반응이 원형탈모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형탈모의 증상은 원형의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갑자기 빠지는데 심할 경우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며, 눈썹, 속눈썹, 체모 등 전신의 털이 다 빠지기도 한다.

◇6개월 이상 약물치료 지속해야 유의미한 발모 효과

탈모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기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진행을 늦추거나 완화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약물치료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장기의 모발은 한 달에 약 1㎝ 자라나므로, 약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유의미한 발모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단 탈모는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큼 효과가 있다고 투약을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

또한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중간에 약물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에 의지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약물치료도 모발이 완전히 소실되어 없어진 뒤에 시행하면 만족스러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많이 진행된 탈모는 자가모발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굵고 좋은 모발을 떼어다가 앞부분의 탈모 부위에 심어주는 수술법이다. 뒤쪽 두피는 이마·정수리 두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수용체 발현이 적어서 탈모가 심해져도 모발이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 다만 젊은 환자들이 약간의 탈모에도 이식을 고려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박린 교수는 "우리 두피의 모발 수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최대한 모발을 아껴두고 약물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순서"라고 당부했다.

◇건강한 두피 관리 우선…빗으로 두드리면 오히려 역효과

환경적 요인에 의한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두피가 우선이다. 농사를 지을 때 땅이 건강해야 작물도 잘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건강한 두피를 위해서는 청결이 중요한데, 지저분한 때나 이물질, 세균이 두피나 모낭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감고 충분히 헹구는 것이 좋다. 비누보다는 샴푸가 권장된다. 너무 뜨겁거나 습한 환경은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주므로 지나친 열펌이나 뜨거운 고데기의 사용은 자제하고 머리를 감은 후엔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두피에 가려움증이나 모낭염이 생기면 참거나 방치하지 말고 빨리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박린 교수는 "흔히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며 두피를 빗으로 두드리거나 때리는데, 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두피에 상처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머리를 감을 때 두피를 손톱으로 긁지 말고,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마사지하는 느낌으로 감아야 한다.

이밖에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특히 동물성 기름과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콩 등 잡곡류, 채소, 견과류, 해조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탈모와 관련된 속설과 진실

-기능성 및 고가의 샴푸가 도움 된다? X

두피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탈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계 유전된다? △

기본적으로 부모 양쪽의 유전적 요인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 단 남성 호르몬 수용체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 X염색체 상에 있으므로, 특정 타입의 남성형 탈모는 모계 유전될 수 있다.

-한 세대 건너 유전된다? X

사실이 아니다. 형제끼리라도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등의 차이로 인해 탈모의 정도가 서로 다를 수 있다.

-흰머리 뽑으면 더 많은 흰머리가 난다? X

그렇지 않다. 다만 모근에 자극을 주는 행동은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흰머리를 뽑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하면 탈모 온다? △

단기간에 10㎏ 정도의 심한 체중 감량을 한다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안드로겐성 탈모와는 무관하다. 균형 있게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 자주 감으면 탈모 촉진한다? X

두피와 모발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탈모 예방에 좋다. 단, 두피에 자극을 주는 강한 샴푸나 뜨거운 물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