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어린이 날인 5일, 안방 도쿄돔에서 시원하게 졌다. 마운드가 연쇄 붕괴해 10점을 내줬다. 올 시즌 31번째 경기에서 나온 두 번째 두 자릿수 실점이다. 앞서 4월 14일 히로시마 카프와 원정경기에서 12점을 내주고 9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상대가 '숙적' 한신 타이거즈라 더 뼈아픈 참패다. 더구나 올해 도쿄돔에서 열린 '전통의 라이벌전'에서 '4전패'했다. 무려 21년 만에 한신에 개막부터 홈 4연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한신과 7경기에서 6패(1승)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신과 센트럴리그 공동 1위가 됐다. 경기 후 인터뷰 거부의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갖춰진 셈이다.
분노한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46)이 또 경기 후 언론 인터뷰를 거부해 구설수에 올랐다.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프로답지 못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40대 젊은 지도자가 권위적인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했다. 요미우리는 하위권이 아니라 선두 경쟁 중인 팀이다.
올해 두 번째 취재 거부다. 지난 4월 17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 때도 그랬다. 다나카 마사히로가 두 번째 선발등판해 2이닝 6실점하고 내려왔다. 이날 요미우리는 홈 팬들 앞에서 15안타를 맞고 1대9로 완패했다. 요코하마 에이스 아즈마 가쓰키가 요미우리 타선을 8회까지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아베 감독은 인터뷰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가 안 풀려 화났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로 밖에 설명이 안 되는 행동이었다.
아베 감독은 취임 1년차에도 인터뷰 거부로 논란이 됐다. 지난해 8월 '꼴찌' 주니치 드래곤즈에 2대8으로 완패한 직후 상기된 얼굴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 때도 도쿄돔 홈경기였다.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이자 에이스인 도고 쇼헤이가 24일 만에 1군 경기에 선발투수로 복귀했다. 5회까지 1실점 호투를 하다가, 6회 4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6이닝 5안타 3실점(2자책).
아쉽기는 해도 에이스답게 선발투수로서 소임을 다 했다. 지난 4월 11일 히로시마전 충격에서 벗어났다. 도고는 이 경기에서 3⅓이닝 10실점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도고가 마운드를 넘긴 뒤 급격하게 무너졌다. 요코가와 가이가 2이닝 4실점하고, 홋타 겐신이 1이닝 3실점했다. 요코가와는 7회 1사후 제구 난조로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실점하고, 적시타를 맞았다.
크게 흔들리는데도 요미우리 벤치는 요코가와에게 마운드를 계속 맡겼다. 투수 교체 실패가 대패로 이어진 셈이다. 최종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9회, 한신 4번 타자 사토 데루아키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무사 2,3루에서 홋타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터트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시속 147km 초구 한가운데 높은 직구가 먹잇감이 됐다. 시즌 11호.
사토는 요미우리 4번 오카모토 가즈마(8개)와 격차를 3개로 벌리며 센트럴리그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3타점을 추가해 이 부문 단독 1위(31개)다.
한신의 매끄러운 마운드 운영이 돋보였다. 오프너가 나선 도미다 렌이 3이닝 1실점하고 교체됐다. 이어 4명의 투수가 등판해 6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두 번째 투수 제레미 비즐리가 3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요미우리와 대조적인 릴레이 호투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