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푸이그를 떠나보내고, 카디네스를 잔류시켰을까.
키움 히어로즈는 19일 새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를 영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봉과 옵션 총액 40만달러. 2020년 KBO리그 20승 투수의 귀환이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팔꿈치 부상 여파로 두산 베어스를 떠났다가, 1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됐다.
알칸타라가 오는 건, 이미 지난 주말 다 알려졌다. 그래서 관심을 모은 건, 키움이 알칸타라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선수를 퇴출시킬까였다.
키움은 올시즌을 앞두고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외국인 선수 모두 동일 포지션을 선택할 수 없는 KBO리그 규정으로 인해, 대부분의 팀들이 투수 2명-타자 1명 조합을 가져간다. 장기 레이스는 선발 싸움이기에, 선발 2명으로 안정을 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키움은 푸이그, 카디네스 외국인 타자 2명과 계약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이탈한데 이어, 김혜성(LA 다저스)까지 빠져나가며 타선이 너무 허약해졌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폭망'이었다. 개막 직후 '대성공'인 듯 했다. 두 외인타자가 약속한듯 신들린듯한 방망이를 돌렸고, 키움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카디네스가 미국에 출산 휴가를 다녀오면서부터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푸이그도 동반 추락하기 시작했다. 푸이그는 39경기 타율 2할1푼7리 6홈런 20타점이다. 카디네스는 41경기 타율 2할2푼9리 4홈런 23타점. 누가 낫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둘 다 기대 이하였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잘했으면, 고민이 없었겠지만 너무 비슷했다. 그러니 키움은 예상치 못한 결단의 순간을 맞이해야 했다. 푸이그와 카디네스, 두 사람 모두 장단점이 명확했다. 푸이그는 '썩어도 준치'라고 언젠가는 터질 것 같은 기대감을 포기할 수 없었다. 다만 어처구니 없는 수비 등 '악동' 기질이 여전히 남아있는게 문제였다. 카디네스는 약점을 공략당한 뒤, 급격하게 성적이 떨어졌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대처가 힘든 스윙 궤적이었다. 출산한 자녀 등 미국에 가족을 두고와 '향수병'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성실하고, 국내 선수들과의 융화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렇다면 키움은 어떤 기준을 두고 카디네스를 잔류시키고, 푸이그를 퇴출시켰을까. 키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굉장히 고민이 컸다. 현재 몸 상태와 컨디션, 전력 기여도, 수비 활용도 등 전반적인 부분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부상이었다. 푸이그는 지난달 슬라이딩 귀루 도중 왼 어깨를 다쳤다. 급하게 돌아온 면이 있었다. 이 관계자는 "푸이그의 부상을 고려했다. 푸이그도 미국에 돌아가면 어깨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카디네스의 가족 방한도 또 다른 참고 사안이었다. 이 관계자는 "카디네스는 출산 휴가 후 페이스가 떨어지다 올라오고 있다고 봤다. 그리고 6월 가족들이 입국한다. 심리적 안정이 더해지면 시즌 초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선수들의 몸값은 이번 결정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푸이그는 100만달러 보장 연봉이었고, 카디네스는 옵션을 합쳐 60만달러에 계약했다. 보통 실력이 비슷하다면 많은 돈을 준 선수를 쓰기 마련인데, 키움은 그 공식을 뒤집어버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