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어느덧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프로농구 최정상급 가드 김선형(36)이 에이전트에게 계약 협상을 맡기면서 농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5 FA 설명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나는 농구 선수고, 스포츠 선수라면 종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에이전트를 선임하고 나서 마음을 편하게 갖고 시즌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서울 SK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2016년과 2022년 각각 SK와 FA 계약했고 2024-2025시즌까지 14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어느덧 세 번째 FA다.
이번엔 에이전트를 선임해 협상에 임한다는 게 이전과는 다른 점이다.
야구, 축구와 다르게 그간 프로농구에선 에이전트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했다.
KBL에서 에이전트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국제농구연맹(FIBA) 공인 에이전트이거나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법조인이어야 한다.
이번 여름부터는 유명 로펌 변호사 출신 에이전트가 주요 프로농구, 여자농구 선수들과 대리인 계약을 맺고 구단과 협상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에이전트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는 김선형은 "보통 구단과 선수는 한솥밥을 먹는 사이인데, 여기서 이해관계와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감정적으로 서운함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내가 진짜 집중해야 할 농구엔 잘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FA 계약을 맺어도 매번 연봉 협상을 하는 KBL 시스템에서 시즌 말미가 다가오면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시즌이 끝나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선형은 "에이전트를 선임한 뒤엔 시즌 중반에도 관련 얘기가 나와도 나는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올 시즌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KBL에서 FA 명단을 공시한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0개 구단과 선수는 자율협상을 할 수 있다.
김선형은 이미 에이전트와 함께 구단과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좋은 제안을 주셔서 행복하게 잘 고민하는 중"이라는 김선형은 "(우승이나 출전 시간보다는) 농구 그 자체에 가치를 두고 선택할 거다. 한 가지로 단정을 짓는 것보다는 여러 부분을 다 고려할 것"이라고 행선지 결정 기준을 밝혔다.
김선형은 "전희철 SK 감독님은 내게 부담을 안 주시려는지 별다른 얘기를 하진 않으신다"고 덧붙였다.
아쉽게 창원 LG에 무릎을 꿇은 챔피언결정전의 잔상도 남아 있다.
정규리그 우승팀 SK는 1∼3차전을 모두 져 스윕패 위기에 몰렸으나 4∼6차전을 기적적으로 잡아내며 시리즈를 7차전 끝장 승부로 끌고 갔다.
결국 7차전에서는 LG의 뒷심에 밀려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김선형은 "(플레이오프 전인) 6라운드 때부터 잘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컸고, 팬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길 바라면서 많이 다그치기도 하고 조언과 위로도 많이 해줬는데, 그 선수들이 챔프전에서 중요한 순간에 자기 역할을 해주는 모습을 보고 되게 기분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한편 대학 시절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져 법적 분쟁 끝에 계약을 해지한 센터 김민욱도 FA 설명회에 참석했다.
그는 "FA 때마다 매번 설명회에 나가긴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보니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며 "아직 연락이 온 팀은 없지만 나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그래도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소노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김민욱은 "몸은 계속 만들어오고 있었다. 몸 상태에 크게 나쁜 건 없다"며 선수 생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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