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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남성 36% 혈중 인산염 농도 낮아…정자 운동성에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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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남성의 혈중 인산염 농도가 정자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와 유럽내분비학회(ESE)의 첫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번 연구는 불임 남성의 혈중 인산염 농도가 평균보다 낮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낮은 인산염 농도가 정자의 운동성을 저하시킨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정자 수가 절반으로 줄었으며, 정자의 질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15%의 이성애자 부부가 불임 문제를 겪고 있으며, 남성 불임이 전체 불임 사례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불임 남성은 그 원인을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남성 불임은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영양 상태, 호르몬 불균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비타민 D 결핍이 정액의 질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헤를레브)과 코펜하겐 대학병원(리그스호스피탈레)의 연구진은 불임을 겪고 있는 1242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혈액 및 정액 샘플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불임 남성 중 36%가 혈중 인산염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덴마크 일반 인구에서의 2~4% 발생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다. 특히, 중등도 수준으로 낮은 인산염 농도를 가진 남성은 정상적인 인산염 농도를 가진 남성보다 운동성이 뛰어난 정자의 수가 적었다.

또한, 이들 남성의 혈중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17β-estradiol)' 수치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산염 농도와 정자 수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샘 카파이 야야비 박사는 "불임 남성 중 혈중 인산염 농도가 낮은 비율이 덴마크 일반 인구보다 높은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산염은 에너지 생성과 골강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네랄로, 일부 불임 남성의 생식 기능 개선을 위해 직접적인 치료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산염 보충제를 이용한 치료법도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도 인산염이 남성의 생식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정상적인 남성의 정액 내 인산염 농도는 혈액보다 20배 이상 높아, 인산염이 남성 생식기관에서 일정하게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인산염의 이동 과정과 생식 기능 간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있다.

제1저자인 코펜하겐 대학병원(헤를레브)의 박사 과정 연구원인 즈히후이 추이는 "이번 연구는 생식기관 내 인산염 농도가 기관의 기능과 정자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는 현재 이 이동 과정을 조절하는 요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카파이 야야비 박사는 "이번 연구는 혈중 인산염 농도가 생식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혈중 인산염 농도를 조작하는 것이 남성과 여성의 생식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인산염을 이용한 직접적인 개입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생식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