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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미지의 서울' 박보영 "'미지' 같았던 사춘기..한강 보면서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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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보영(35)이 미지와 같았던 사춘기를 회상했다.

박보영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tvN '미지의 서울'(이강 극본, 박신우 연출)의 종영 인터뷰에 임했다. 박보영은 '미지의 서울'을 통해 위로받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자신 역시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대본을 보면서 앞부분에서 위로를 받은 것은 미지가 미래에게 '관두지도 말고, 버티지도 마. 대신 해줄게'라는 말이 제가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할머니(차미경)의 대사도 좋았다. '할머니 나 아무것도 안 할 거야'라고 했을 때 '우리 미지 나비가 되려고 이렇게 힘드냐. 소나기가 무서워서 숨으면 그게 잘못된 거냐. 다 살자고 하는 건데, 다 용감한 거야'라고 해주시는데 너무 큰 위로를 받았다. 살면서 후회하는 것들이나 잘못했다고 생각했던 선택들이 당시에는 사실 제가 할 수 있던 것 중에 최선이었으니 선택을 한 거잖나. '후회만 하는 게 맞나'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했던 선택에 대해 그렇게 말해주는 것이 저는 엄청 크게 와닿았다고 생각한다. 내레이션에서도 '동그라미가 쳐졌다고 다 안 게 아닌데, 틀렸으니까 제대로 푸는 날도 올까'라고 하는데, 어쨌든 이야기는 많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되게 별로로 보일 수 있어도 그래도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어쩌면, 좋아 보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우리 모두 노력하는데 잘 되지 않을지언정 '네가 열심히 살면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자신이 겪었던 사춘기와 방황의 시기를 떠올리기도. 박보영은 "저는 사춘기가 아닌 오춘기를 겪은 것 가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사춘기를 겪은 것이다. 어릴 때는 크게 사춘기가 없었는데, 스무 살 때 집을 나갔었다. 엄마랑 싸우고. 엄마한테 한 번도 아니라고 말한 적도 없고, 거역한 적이 없었는데 서울에 올라온 뒤에 저도 일을 하면서 예민했던 시기라서 엄마가 저를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무살 짜리가 엄마한테 '나 그래도 일하는 사람이야. 나도 사회생활 해야 돼'라고 하면서 엄청 싸우고는 나가서 핸드폰을 끄고 4일간 강릉에 갔다. 제 인생의 가장 큰 반항이었다. 바다를 보러 가서 앉았는데, 이미 생각이 30분 만에 정리가 되더라. 바로 집에 가고 싶었다. 아빠도 '없었던 일로 해주겠으니 엄마한테 사과하라'고 했었다"며 웃었다.

박보영은 "미지도 엄마랑 싸우고는 '엄마 혼자 있잖아'라고 하고는 엄마가 우니까 '왜 울어'하고 화내면서 무너지는 게 모녀가 가장 잘 보이는 장면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바다를 보면서 '그래도 내가 잘못했지'라고 하고 싶은 말은 정리가 됐으면서도 괜히 '이번엔 길게 반항을 해봐야 하나' 이런 마음이 섞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충청북도 괴산 출신으로 연예계 생활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이주, '미지의 서울' 속 미지와 비슷한 삶을 살아왔다고. 박보영은 "

시골에 있을 때에는 서울이란 휘황찬란한 동네였다. 항상 높은 빌딩이 있고, 저희 동네와는 정반대의 모습이 있었다. 예전에 이모가 서울에 사셔서 서울에 한 번 갔을 때 지하철이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방향도 잘 몰라 잘못 탄 적도 있었는데, 저에게 서울이 약간 미지의 세계 같은 느낌이었다. 서울에 와서 일하면서 느꼈던 것은 정말 녹록치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지의 마음을 더 많이 느끼고, 저 스스로 그래서 대본을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박보영은 "제일 녹록치 않았던 것은 사색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골에서는 그냥 제가 사색을 하면서 걸을 수 있는 공간도 많았고, 조용히 있을 공간이 많다고 생각했다. 조용하니까 조용한 곳을 일부러 찾지 않아도 되는데, 서울에서는 조용한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달랐다. 제가 미지처럼 한강을 좋아했는데, 예전에 제가 엄청 힘들었을 때 한강공원에서 엄청 울었던 경험이 있다. 이게 힘들거나, 펑펑 울고 싶으면 가는 스폿이 있는데, 무슨 일이 있으면 거기에 가서 털어내고 오는 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에는 털어내러 간다고 생각해서 가면, 또 '그때만큼은 아니지 않나? 강해져야지. 이 정도로 오지 말자'고 스스로 다독이는 장소가 됐다"며 웃었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 박보영은 극중 미지와 미래 쌍둥이를 연기하면서 1인 2역을 넘는 1인 4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박보영의 열연에 힘입어 '미지의 서울'은 첫회 3.6% 시청률로 출발, 두 배가 넘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줬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특히 화제성 면에서도 선전하면서 전체 드라마 중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