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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스윕' 삼성이 못한 거야, 키움이 잘한 거야...역대급 순위 경쟁, 초대형 변수로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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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삼성이 못한 거야, 키움이 잘한 거야.

삼성 라이온즈 구단과 팬들에게는 충격의 주말이었다. 3연전 스윕패. 야구를 하다보면 선수단의 페이스가 떨어질 때도 있고, 그럴 때 연패도 할 수 있다. 연패 하다 연승하며 살아나는 게 야구다.

그런데 왜 충격이었을까. 상대가 키움 히어로즈였기 때문이다. 압도적 최하위. 일각에서는 '이미 꼴찌가 확정된 팀'이라고 하는 키움에 시즌 첫 3연전 스윕승을 헌납했다. 삼성을 만나기 전 2할대던 키움의 시즌 승률은 3할대로 올라섰다. 9.5경기나 되던 9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도 7.5경기로 줄어들었다.

27일 1차전 사실상 다 잡은 경기였다. 그런데 1점차 리드 상황 8회 2사 야심차게 올린 마무리 이호성이 송성문에게 통한의 역전 결승 홈런을 맞으며 꼬이기 시작했다. 28일 2차전 믿었던 에이스 원태인이 5이닝 8실점(7자책점)이라는 시즌 최악의 투구로 참혹하게 무너졌다. 이미 기세를 키움에 내준 상황에서 마지막 3차전 반등을 만들기는 힘들었다.

삼성이 너무 못해 이런 믿기 힘든 결과가 나온 것일까. 삼성이 운이 없었다. 키움이 잘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하다. 키움이 치고 올라올 조짐을 보일 때 만난 것이다.

캡틴 송성문의 홈런포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원래 스타 이주형(등번호 2번 외야수) 말고, 또 다른 이주형(등번호 58번 내야수)이 등장해 올시즌 두 번째 출전 경기에서 4안타 경기를 해버렸다. 그렇게 못 치던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 스톤의 깜짝 만루포까지 터졌다. 삼성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키움의 공격력이었다.

전반기에는 이 선수, 저 선수 쓰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키움 타선은 어느정도 주전 라인업이 공고해졌다. 고졸 신인 듀오 어준서와 전태현을 키스톤 콤비로 박아놓고 쓰는게 주요 포인트. 두 사람이 계속되는 기회 속 공-수 나름의 역할을 해주자 팀에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포수 김건희의 물오은 방망이도 주목할만 하다.

여기에 이제 키움은 만만히 볼 수 없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됐다. 로젠버그가 이탈했지만, 토종 에이스 하영민이 건재하다. 새롭게 합류한 알칸타라도 크게 흔들림이 없다. 여기에 로젠버그 단기 대체로 데려온 웰스가 KBO리그 두 번째 경기인 29일 삼성전 5이닝 2실점 첫 승으로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도 호재다.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던 '특급 신인' 정현우도 27일 삼성전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즌 첫 6이닝 투구,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하영민-알칸타라-웰스-정현우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정상적으로만 가동된다면, 어떤 팀도 쉽게 볼 수 없는 로테이션이다. '로젠버그, 하영민만 피하자'던 다른 팀들의 전반기 전략 수정은 필수다.

불펜도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광속 사이드암' 이강준의 부상 이탈이 아쉬웠는데, 최근 조영건이라는 초강력 필승조의 가세가 큰 힘이다. 베테랑 원종현이 '먹튀' 논란을 지우는 투구로 최근 상승세고, 신예 이준우도 제구만 조금 안정되면 필승조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마무리 주승우까지만 연결하면 키움도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는데, 최근 7~8회 불펜 안정세가 후반기 대반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올시즌 KBO리그는 '역대급' 순위 싸움으로 팀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뀐다. 1위 한화 이글스부터 8위 NC 다이노스까지는 누가, 언제, 몇 등이 될 지 예측 불가능한 싸움이다. 1위부터 8위까지 승차가 불과 7.5경기 밖에 안된다. 그런 가운데 '승수 자판기'로 전락했던 키움전 패배는 상위 순위 팀들에 치명타였다. 기본 위닝 시리즈에 무조건 스윕을 외쳤던 상대팀들인데, 이제 그렇게 만만히 봤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과연 키움발 고춧가루 태풍이 앞으로의 순위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키움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