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국방부 조사본부, 채상병 사건 경찰 넘기며 임성근 혐의점 적시

by


전체 수사보고서 3분의 1 할애…국방부엔 '외압' 의식한 듯 미보고
특검, '국방부 괴문서' 군관계자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적용 검토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이승연 기자 =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 조사본부가 경북경찰청에 혐의자를 2명으로 축소해 이첩하면서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의심되는 범죄 정황을 상세히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이 확보한 '인지통보서 및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 24일 경찰에 수사기록과 함께 28쪽 분량의 '변사사건 수사보고'를 함께 전달했다.
이 보고서는 국방부 조사본부가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다음날인 그해 8월 22일 작성된 것으로, 그간의 수사 내용을 수사단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이다.
조사본부는 인지통보서에 '범죄를 의심할만한 관계자' 중 한명으로 임 전 사단장을 적시했으며, 이어진 수사보고서에는 9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그의 범죄 단서를 서술했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이 ▲ 실종자 수색 임무를 뒤늦게 하달한 점 ▲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채 구체적 수색 방법을 거론한 점 ▲ 위험성 평가 여건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작전 전개를 재촉한 점 등을 범죄 단서가 되는 정황으로 보고 이에 대한 판단도 덧붙였다.
수사보고서 중 임 전 사단장의 분량은 최진규 전 포11대대장(2쪽), 이용민 전 포7대대장(3쪽) 등보다 많은 양을 차지했다.
조사본부는 해당 보고서를 국방부 등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채 경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향한 압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사본부는 2023년 8월 14일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혐의자를 6명으로 판단한 중간 보고서를 만들어 국방부에 검토 요청했으나, 이후 이 판단을 거두고 대대장 2명만을 혐의자로 적시해 경찰에 이첩했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측 정구승 변호사는 "해당 보고서는 해병대 조사본부가 외압을 받았음에도 지휘 책임자에 대한 혐의점을 경찰에 알리기 위해 사력을 다한 증거"라고 말했다.
채상병 순직사건 특별검사팀은 윗선의 지시를 받고 혐의자 축소를 지시한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소장) 등을 지난달 28일과 30일 두 차례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 김진락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을 조사하며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으로부터 수사 결과와 관련한 압박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직후 군 안팎에 회자했던 이른바 '국방부 괴문서'를 작성한 국방부 국방정책실 관련자들에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쪽 분량의 이 문서는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가 미흡했고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가 정당했으며 '대통령 격노'나 수사개입 등 박정훈 대령의 주장은 모두 허구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검팀은 이 문서가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 일부 의원실과 보수 성향의 전직 군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에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sh@yna.co.kr, winkit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