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00여억원 들여 '리딩 더 퓨처' 출범 준비
"합리적 가드레일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가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AI)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선거운동을 위해 실리콘밸리가 정치자금 모금 단체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과 기관들의 네트워크에 1억달러(약 1천390억원)가 넘는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비츠와 오픈AI 사장 그레그 브로크만은 AI에 초점을 맞춘 새 슈퍼팩 '리딩 더 퓨처'의 출범과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리딩 더 퓨처는 올해 말부터 선거 기부금과 디지털 광고를 이용해 선별된 AI 정책을 옹호하고 업계를 옥죌 듯한 후보는 반대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AI 모델들이 너무 강력해지고, 사회에 파국적인 위험이 되기 전에 이를 규제하겠다는 일부 기술업계 거물들의 활동에 반대하는 것도 활동 목표 중 하나다.
이들은 전면적인 규제 철폐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가드레일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리딩 더 퓨처의 리더인 조쉬 블래스토와 잭 모팻은 성명에서 "AI의 보급을 늦추고, 미국이 글로벌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이끈 결실을 미국 노동자들이 누리는 것을 막는 한편 땜질식 규제를 만들려는 광대한 세력이 있다"며 자신들이 이에 대한 대항세력 생태계가 되겠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가상화폐에 초점을 맞춘 슈퍼팩 '페어셰이크'의 성과를 재현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폐어셰이크는 지난해 미국 선거에서 가상화폐 반대론자인 민주당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을 낙마시켰다. 반면 올여름 처음 제정된 가상화폐 규제법안의 입법화를 도운 후보들은 지원했다.
리디 더 퓨처의 출범은 미국이 AI 경쟁에서 중국에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 단체는 'AI 파멸론자'들을 비판해온 백악관의 'AI·가상화폐 차르' 데이비드 색스와 대체로 비슷한 노선을 취할 예정이다.
리딩 더 퓨처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오하이오 등 4개 주가 핵심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책을 옹호하면 민주·공화당 어느 쪽이든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실리콘밸리의 막강한 벤처 자본 중 하나인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공동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은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지난해 대선에선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는 실리콘밸리가 보수주의로 돌아선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민주당 일각에서 AI에 대해 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 지지 기반에 출혈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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