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독일 대표팀 에이스 데니스 슈뢰더는 독특한 선수다.
NBA에서 한 때 강력한 득점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수비에서 문제가 있었고, 결국 그의 영향력은 축소됐다. 여러 팀을 전전했고, 핵심 식스맨으로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독일 대표팀에서는 위상이 다르다.
2023년 농구월드컵. 독일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다. 팀의 핵심이다.
메인 볼 핸들러이자, 강력한 득점원이다. 독일 대표팀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농구의 레전드이자, 댈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덕 노비츠키와 비견할 수 있는 정도의 대표팀 위상이다.
그는 뛰어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바탕으로 샷 크리에이팅을 담당한다. 게다가 게임 조율 능력도 최상급이다. 독일 대표팀에서는 그의 위력은 가중된다.
2022년 유로바스켓에서 독일을 3위에 올려놓았고, 20203년 농구월드컵에서는 독일 역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MVP는 그의 몫이었다.
이번 대회도 다르지 않았다. 슈뢰더가 이끈 독일이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서 의문이 든다. 왜 슈뢰더는 독일 대표팀에서 더욱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일단 롤의 확대다.
독일은 강력한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다니엘 타이스, 아이작 봉가, 프란츠 바그너 등이 프런트 코트에서 강력한 높이와 수비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조직적이다.
수비가 약한 슈뢰더의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격에서 슈뢰더는 더욱 많은 롤을 받는다. 메인 볼 핸들러일 뿐만 아니라 속공, 패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슈뢰더는 날카로운 골밑 돌파가 주무기인 선수다. NBA에서보다 확실히 골밑 견제를 덜 받는다. 독일의 스크리너들은 매우 위력적이기 때문에 슈뢰더가 필요한 내외곽의 공간을 제대로 열어줄 수 있다.
게다가 독일은 샷 크리에이터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바그너가 있지만, 바그너만으로 상대 수비를 찢기는 쉽지 않다. 결국 슈뢰더는 공격에서 샷 크리에이팅을 독일 대표팀에게 제공하고, 독일 대표팀은 슈뢰더의 약점인 수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면서 윈-윈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독일은 15일(한국시각) 라트비아 리가 샤오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FIBA 유로바스켓 결승전에서 돌풍의 팀 튀르키에를 88대83으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 9전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계속된 접전이 이어졌다. 경기 초반 오히려 튀르키예가 기선을 잡아냈다. 하지만, 결국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슈뢰더의 클러치 능력으로 독일이 역전했다.
슈뢰더는 16득점, 1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프란츠 바그너는 18득점, 8리바운드를 올렸다.
첫 우승을 노린 튀르키예는 알페렌 센군이 28득점, 세디 오스만이 2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결국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MVP는 슈뢰더가 차지했다. 바그너, 센군, 루카 돈치치,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대회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