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버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과 나누는 상이다."
故 유상철 감독의 아들 유선우씨의 감격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했다. 'K리그 명예의전당'은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와 전통을 기리고, K리그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의 공헌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23년 신설됐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으로 운영되며, 매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이번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자로는 선수 부문에 김주성, 김병지, 故유상철, 데얀, 지도자 부문에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 공헌자 부문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3년 초대 명예의전당에서는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김정남 전 감독,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헌액된 바 있다.
올해 헌액식에서는 새로운 헌액자들을 맞이하며 그들의 활약상과 업적을 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헌액자들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축구인들이 무대에 올라 헌액자들의 공헌을 소개하며 추천사를 낭독했다. 헌액자들의 과거 활약상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헌액자에게는 그들이 K리그에 남긴 업적을 기록한 헌액증서와 함께 명예의전당 헌액을 상징하는 트로피가 수여됐다. 트로피에는 명예의전당의 상징물이 각인된 순금 메달이 박혀 있어 헌액의 의미를 더했다.
故 유상철은 1994년 현대 호랑이에서 프로 데뷔해 수비, 미드필더, 공격을 모두 소화했던 전천후 멀티플레이어였다. 1998년에는 K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줬고, 김주성에 이어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세 포지션에서 모두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유상철은 K리그 통산 144경기에서 38골-9도움을 기록했으며, 이후 일본 J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뒤 2005년 다시 울산으로 복귀해 이듬해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대전, 전남, 인천에서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이어갔고, 특히 인천 감독 시절 암 투병 중에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많은 울림을 남겼다. 유상철은 2021년 영면 후에도 한국 축구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추천인으로 나선 '유 감독의 제자' 김호남 K리그 어시스트 이사는 "유 감독님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있던 2019년 인천 소속 선수로 이 자리에 섰다. 유 감독님은 현역 시절 한국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멀티플레이어였다. 유상철이라는 존재감은 기록만으로 표현할 수 없다. 한국축구의 힘과 근성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강인한 체력, 파워 넘치는 중거리슈팅과 투지와 헌신을 가졌다. 감독님의 플레이를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명확한 지도철학과 따뜻한 인간미를 갖고 계신 분이었다. 강등 위기에도 큰 힘을 주시고 함께 이겨냈다. 희망을 잃지 않고 몸소 실천하셨다. 연민 말고 팬을 위해 싸우라는 메시지는 인간 유상철이 후배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했다.
유선우씨는 대리 수상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 아버지를 대신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유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무엇보다 아버지 응원해주신 팬분들, 축구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리고 싶다. 이 상은 개인의 것만은 아니다. 아버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과 나누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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