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포기는 실패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의 감격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했다. 'K리그 명예의전당'은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와 전통을 기리고, K리그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의 공헌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23년 신설됐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으로 운영되며, 매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이번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자로는 선수 부문에 김주성, 김병지, 故유상철, 데얀, 지도자 부문에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 공헌자 부문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3년 초대 명예의전당에서는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김정남 전 감독,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헌액된 바 있다.
올해 헌액식에서는 새로운 헌액자들을 맞이하며 그들의 활약상과 업적을 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헌액자들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축구인들이 무대에 올라 헌액자들의 공헌을 소개하며 추천사를 낭독했다. 헌액자들의 과거 활약상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헌액자에게는 그들이 K리그에 남긴 업적을 기록한 헌액증서와 함께 명예의전당 헌액을 상징하는 트로피가 수여됐다. 트로피에는 명예의전당의 상징물이 각인된 순금 메달이 박혀 있어 헌액의 의미를 더했다.
김병지 대표는 1992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HD)에서 데뷔 후 24년간 K리그에서 활약한 레전드 골키퍼다. 김 대표는 컵대회 포함 K리그 통산 708경기에 출전해 무려 229경기에서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골키퍼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현역 시절 3골을 기록해 '골 넣는 골키퍼'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울산(1996년, 1998년), 포항(2005년), 서울(2007년) 소속으로 K리그 베스트일레븐에 총 4회 선정됐다. 김병지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K리그 무대를 지켰으며, 경기장 안팎에서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추천인으로 나선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김병지 선배의 커리어 마지막 2년을 함께 했다. 44세에 시즌 전경기에 나서 골문을 지켰다. 2015년에는 27경기에 나서서 30실점 밖에 안했다. 마지막까지 내 마음 속 최고의 골키퍼였다.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태도였다. 몸무게 78㎏에서 변동이 없었다는 것은 너무 유명한 이야기다. 후배들이 배워야 할 점은 프로 선수라면 본인의 경기력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강조한 점이다. 파격을 추구했고, 꽁지머리, 골넣는 골키퍼라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프로라면 팬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교훈을 후배들에게 남겼다. 프로의 모든 것을 보여준 김병지 선배는 레전드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분"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을 보냈는데, 짧은 시간 소회를 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 자리에 정몽준 정몽규 권오갑 최순호 등이 있다. 승패를 떠나 K리그를 응원하고 몸담아주신 분들깨 감사하다. 추억과 아픔도 있지만,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존경하는 김주성 선배와 감히 함께해서 영광이다. 데얀이나 이동국도 나한테 골을 많이 넣었다. 긴시간 동안 오로지 축구에 전념할 수 있게 도움준 가족, 와이프에 감사하다. 세 아들 다 선수로 성장하면서, 3일 전에 세 아들을 데리고 조기축구에 나갔다. 4부자가 축구를 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축구를 통해 건강을 찾는게 대단한 일이다. 24년 동안 치열했던 선수생활을 뒤로하고 행정가로 보내고 있는데, 남은 시간도 K리그 발전에 도움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나는 흙속의 진주였다. 포기하는 선수들에게 '포기는 실패다, 도전하라, 행정가 등 여러길이 있다. 그때 성공된 사람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응원하며 그런 인재를 찾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