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하시(일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일본 B리그의 산엔 네오피닉스는 6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65년 아이신 정기농구부로 창단된 이 팀은 일본 아마추어 농구를 대표했다. 2008년 프로화를 선언, B리그 전신인 BJ리그에 참가했다. 당시 홈 구장은 하마마쓰였고, 팀명은 하마마쓰 히가시미카와 피닉스였다. 수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이 팀은 2016년 B리그가 출범하면서 지금의 산엔 네오피닉스라는 팀명을 달았다.
산엔의 메인 스폰서는 종합절삭공구 제조기업 OSG 코퍼레이션이다. 게다가 자동차 부품기업 토피 공업, 유통기업 야마젠 같은 든든한 스폰서를 갖고 있다. 2023~2024시즌 회계수치를 보면, 산엔은 스폰서십 금액이 약 11억6300만엔(약 111억원)으로 B리그 평균 9억4467만엔보다 높다. 뒤집어 보면, 산엔은 굳이 지역밀착에 모든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B1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B리그 팀들은 모두 모기업의 그늘에서 벗어나 법인화됐지만, 여전히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OSG 산엔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산엔 오카무라 슈이치로 대표는 산엔의 상징(아이치현 미카와 지역과 시즈오카현 엔슈 지역)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우리 팀의 미래는 우리가 홈이라 여기는 지역에서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구단의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우리가 홈으로 생각하는 미키와, 엔슈 지역의 팬이 가장 큰 미래의 자산이다. 지역밀착 이벤트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시즌 327차례의 이벤트를 개최했는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런 이벤트를 계속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이벤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 지 구체적 수치가 궁금했다. 하지만, 오카무라 대표는 "내부 정보라 이 부분을 전부 공개하기는 쉽지 않다. 단, 농구교실을 한 뒤 팸플릿을 주고, 거기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혜택을 준다. 그래서 농구교실이 관중동원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 알 수 있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구체적 수치를 말할 수 없는 걸 양해해달라"고 했다.
실제 B리그와 각 구단은 세부 정보 공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중요한 점은 구단의 지역밀착 마케팅과 이벤트가 지역 소멸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점이다. 핵심은 구단의 가치 향상으로 인해 지역의 균형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17개시와 협정을 체결하고, 매 경기 이벤트를 하고 있지만, 이 부분을 세심하게 극대화해야 한다. 정규리그 경기에서 17개시를 대상으로 돌아가면서 그 시를 위한 이벤트를 한다. 지역 특산품과 관광산업을 위한 부스를 매 시즌 늘리고 있는데, 항상 지역 특산품 코너는 거의 매진을 기록한다"고 했다. 즉, 현 시점 구단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폰서십(일본에서는 '파트너십'이라 표현)도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적 부분은 지역과의 상생, 거기에 따른 구단의 전략이다.
구단 최고위층은 지역 상생을 제1의 가치로 여기고 있고, 세부 지역에 따른 디테일한 이벤트와 일정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역과의 상생→지역 팬의 유입→구단 가치 상승 및 파트너십의 강력한 유인'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산엔은 독특한 홈 개념을 가지고 있다. 넓은 지역을 아우른다. 하지만 공통점은 철저한 지역 상생이다. 여기에서부터 경제적 가치가 출발하고, 지방 소멸 대안의 단초가 마련된다. 도요하시(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