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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먹튀'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뎀벨레의 '대반전 스토리', 2025년 발롱도르 수상[오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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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먹튀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공격수 우스망 뎀벨레(27)가 '대반전 스토리'를 썼다.

뎀벨레가 2024~2025시즌을 빛낸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우뚝 섰다. 뎀벨레는 2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5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주관하는 발롱도르는 직전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축구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트로피다. 올해 69회째를 맞은 발롱도르 시상식은 유럽축구연맹(UEFA)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2024년 8월 1일부터 2025년 7월 31일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친 30명의 최종 후보를 대상으로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됐다.

뎀벨레가 생애 처음으로 발롱도르를 품으며 세계 축구계의 '별 중의 별'이 됐다. 뎀벨레는 '제2의 메시'로 불리는 '18세 천재'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와 'PSG 동료' 비티냐를 따돌리고 영예를 안았다. '외계인' 호나우지뉴로부터 트로피를 받은 뎀벨레는 레이몽 코파, 미셸 플라티니, 장 피에르 파팽, 지네딘 지단, 카림 벤제마에 이어 역대 6번째 프랑스 출신 발롱도르 위너가 됐다. 특히 뎀벨레는 축구 역사상 단 9명 밖에 없었던 '월드컵+유럽챔피언스리그+발롱도르 동반 석권'의 10번째 주인공이 됐다.

뎀벨레는 2024~2025시즌 커리어 하이를 썼다. 공식전 60경기에 출전해 37골-15도움을 기록했다. 뎀벨레의 활약 속 PSG는 그토록 원하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리그1,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까지 '쿼드러플(4관왕)'에 성공했다. 뎀벨레는 리그에서 21골을 터뜨리며 메이슨 그린우드(마르세유)와 함께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발롱도르 수상자로 호명된 뎀벨레는 무대에 올라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축구 레전드인 호나우지뉴에게 직접 트로피를 받다니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어 "혼자가 아닌 동료들과 함께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 동료들에게 고맙다. 저를 영입해 준 나세르 알켈라이피 PSG 회장을 비롯해 아버지 같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무도 예상 못한 드라마다. 1997년 5월생인 뎀벨레는 2014년 9월 프랑스 리그1 스타드 렌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5~2016시즌 공식전 29경기에 나서 12골을 터트리며 리그1 '올해의 영플레이어'로 뽑혔다. 전 유럽의 주목을 받은 뎀벨레는 2016년 5월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첫 시즌 49경기를 뛰며 10골을 넣으며 전세계가 주목하는 영건으로 도약했다.

이듬해 8월에는 PSG로 떠난 네이마르의 대체자를 찾던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그의 몸값은 무려 1억4800만유로. 지금도 역대 이적료 3위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엄청난 상승세로 곧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 같던 뎀벨레, 하지만 바르셀로나행은 그에게 악몽이 됐다. 뎀벨레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부상 횟수만 15번으로, 무려 748일 간 그라운드 밖에 있었다. 플레이 기복도 심했고, 경기장 밖에서 태도 문제까지 겹쳤다. 잦은 지각과 불성실한 태도로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많은 벌금을 내는 '금쪽'이로 전락했다. 이적 첫 시즌 단 17경기에 그쳤고, 2019~2020시즌에는 단 5경기에 나서며 존재감이 사라졌다. 바르셀로나에서 6시즌 동안 185경기 출전, 40골을 넣는데 그쳤다.

'역대 최악의 먹튀'라는 불명예 꼬리표는 그의 수식어가 됐다. 팬들의 야유를 받는 선수가 됐다. 바르셀로나는 결국 뎀벨레를 포기했다. 뎀벨레는 2023년 여름 5000만유로에 고국의 품으로 향했다. PSG 유니폼을 입었다. 바르셀로나 이적 당시의 3분의 1로 이적료가 줄어들었지만, 이 금액도 PSG의 실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정도로 많은 이들이 뎀벨레의 부활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PSG 이적은 신의 한수가 됐다. 이적 첫 시즌 3골-8도움에 그치며 '역시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시즌 반전 드라마를 썼다.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를 최전방 공격수로 바꾸는 변화를 택했다. 측면이 아닌 중앙에 자리한 뎀벨레는 전혀 다른 공격수가 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탁월한 개인기는 극대화됐고, 마무리 솜씨나 연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압박은 새로운 무기가 됐다. 완벽한 공격수로 거듭난 뎀벨레는 무서운 득점 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뎀벨레는 PSG의 영광을 함께 하며 발롱도르까지 품었다.

한편 뎀벨레와 함께 유력한 발롱도르 후보로 거론되던 2007년생 야말은 첫 발롱도르 영예를 다음으로 미뤘다. 대신 10대 선수로는 처음으로 발롱도르 포디움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야말은 21세 이하(U-21) 발롱도르로 불리는 코파 트로피는 2년 연속 수상했다. 이어 비티냐가 3위에 올랐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하피냐(바르셀로나)가 톱5를 차지했다. 아치라프 하키미(PSG),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콜 팔머(첼시), 잔루이지 돈나룸마(맨시티), 누누 멘데스(PSG)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인 '요한 크라위프 트로피'는 엔리케 감독, 야신 트로피는 PSG에서 뛰었던 돈나룸마가 받았다. 남자 부문 최다 득점자에게 수여하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는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가 받았다. 요케레스는 지난 시즌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뛰면서 공식전 52경기에서 54골을 넣었고 스웨덴 대표팀에서도 6경기를 치르며 9골을 몰아쳤다.

이밖에 여자 발롱도르는 스페인 국가대표 아이타나 본마티(27·바르셀로나)가 무려 3년 연속 영예를 안았다. 여자 지도자상은 사리나 비흐만(네덜란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받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