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으로 지정된 구역 안에 있던 버려진 공장이 유물을 보관하고 연구하는 공간으로 되살아난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사적 '함안 가야리 유적' 내 폐공장 건물을 새로 단장해 유물 보관소와 발굴조사단 사무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사적지 안에 있는 폐공장을 조사·연구시설로 다시 활용하는 건 처음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철기·목재 유물을 보존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출토 자료를 연구하고, 발굴 장비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건물을 활용하면 신축 비용이나 시간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굴 조사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보통 임시 시설을 단기 임대해 써왔는데, 건물과 자원을 재활용하면 안정적인 연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새로 단장한 시설은 발굴 조사 동안만 운영한 뒤 추후 철거할 예정이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아라가야의 왕성이 들어섰던 곳으로 추정되는 유적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1587년 편찬된 '함주지'(咸州誌), 1656년 펴낸 '동국여지지' 등 조선시대 문헌 자료에는 이 일대가 옛 나라의 터(古國遺基)로 기록돼 있다.
그동안 발굴 조사를 거쳐 아라가야 지배층의 활동과 성을 쌓는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유구(遺構·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가 발견됐다.
최근에는 물을 저장해 사용한 흔적이 가야 문화권 최초로 확인되기도 했다.
연구소는 2018년부터 가야리 유적을 조사하고 있으나 전체 면적(23만1천497㎡) 대비 일부 구역으로, 향후 연구를 위해 시설 및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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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