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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B리그에 속해 있는 레방가 홋카이도 취재를 위해 삿포로로 향했다. 고베공항에서 일본 항공사 비행기를 탔다. 승무원은 홋카이도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기내 방송에서도 니혼햄의 응원가와 안내가 나왔다. 일본 제1의 프로스포츠는 프로야구다. B리그는 프리미어리그 진입 조건으로 5000석 이상 규모의 대규모 아레나가 필요하다는 조건을 걸었다. B리그 1, 2, 3부 55개팀 중 무려 20개팀 이상이 신축 아레나를 건설 중이거나, 완공됐다. 기자는 '프로야구가 압도적인, 프로축구 인기도 나쁘지 않은 일본에서 마이너 프로스포츠인 B리그가 과연 대규모 아레나를 지으면서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번 기획 취재를 위해 소도시 연고지 팀들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납득이 갔다. '철저한 지역상생→고정 팬 확보와 구단 가치 상승→스폰서 유치와 수익 상승→구단 규모의 확대→지역소멸과 인구위기 완화'라는 선순환 고리가 견고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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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의 경우 수도권에 팀이 몰려 있다. 서울 SK, 서울 삼성 뿐만 아니라 고양 소노, 안양 정관장, 수원 KT까지 5개 팀이 있다. '제2의 도시' 부산 KCC와 부산에 인접한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가 있다. 즉, 대한민국 제 1, 2의 도시에 10개 팀 중 무려 8개팀이 있는 기형적 구조다.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있지만, 대구 역시 대도시다. 원주 DB 정도가 지역상생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팀이다. 충청권, 전라권에는 프로팀 자체가 없다. B리그 지역상생 모델을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분명히 다른 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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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프로스포츠 구단에 해당되는 얘기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한 구단이 그 도시 뿐만 아니라 지역을 포괄하고 제휴를 맺어서 홈경기마다 특정 도시의 특산물을 홍보하고, 지역축제와 비슷한 이벤트를 연다면 특정 구단과 그 도시의 밀접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산엔 네오피닉스는 일본 도요하시라는 소도시의 한계를 벗어나 역사적으로 유대관계가 깊은 아이치현 동부와 시즈오카현 서부를 포괄하는 '산엔'이라는 팀명을 사용했고, 17개 시와 제휴를 맺어 홈 경기마다 17개 시의 특산물 부스를 설치했다. 홈 관중 뿐만 아니라 원정 관중도 이 이벤트를 즐기고, 특산물은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인구 유동성은 커지고, 고용이 창출된다. 구단과 지자체는 윈-윈 전략을 세울 수 있고, 구단의 가치는 커진다. 지역의 현안인 인구 소멸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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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구단이 단순히 홈 연고지를 넘어서 지역과 호흡하고, 지역의 문제점을 함께 해결한다는 비전으로 철저한 지역상생을 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B리그 모델'이 나올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KBL 신해용 사무총장은 "많은 시사점이 있었던 B리그 모델이다. 철저한 지역상생에 대해 한국형 모델로 만들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원주 DB, 고양 소노, 안양 정관장, 창원 LG 등은 이런 전략을 통해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고, KBL도 그 부분에 대한 미래의 지향점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농구단을 운영하는 핵심들의 인식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WKBL 안덕수 사무총장은 "농구단이 지역의 현안을 함께 고민한다는 점에서 매우 임팩트가 있었다. 폐교를 활용한 어린이식당, 상시적인 학교 방문 등의 사례를 주목했다. 지역민들이 당연히 자신의 팀으로 여기고 적극 참여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단, 지자체 역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일본 샹송에서 오랜 기간 코치로 있었다. 일본의 지자체 핵심들은 대부분 스포츠를 즐기고, 지역의 프로팀에 대해서 헌신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런 부분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 농구단 뿐만 아니라 지자체 역시 마인드의 변화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삿포로(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