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개그맨 최양락이 고(故) 전유성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사연을 전했다.
최양락은 26일 YTN Star와의 인터뷰에서 "3일 전 아내 팽현숙 씨와 함께 병원에 찾아가 형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일본에 있었는데, 유성이 형님의 딸과 사위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형님이 '내가 이제 떠날 준비를 하는데 네가 가장 생각난다'고 말씀하셨다더라. 그 말을 듣고 다음 날 곧바로 귀국해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회상했다.
최양락은 "형님은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으셨다. 아픔을 내색하지 않고 평소처럼 대화와 농담으로 우리를 맞이하셨다"며 "마지막까지 개그맨으로 살다 가신 것 같다"고 먹먹한 심경을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개그계 초창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배 전유성은 신인 최양락을 적극적으로 챙기며 방송 출연 기회를 연결해주었고, 무대와 삶에서의 태도까지 가르쳐준 멘토였다. 최양락은 "제가 방송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전유성 선배의 믿음 덕분이었다"고 고백했다. TV프로그램은 물론 영화와 CF에도 여러편 함께 했다.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되며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 후유증과 폐 절제 수술 후 상태가 악화돼 입원 치료를 이어왔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생전 연명치료를 원치 않는 뜻을 밝혔으며, 장례 절차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유성은 1969년 TBC '쑈쑈쑈' 방송 작가로 시작해 이후 코미디언으로 전향했다.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 등에서 특유의 입담을 뽐냈으며, KBS '개그콘서트' 초기 제작에도 참여해 한국 코미디계의 중추 역할을 했다.
또한 국내 최초 코미디 전용극장인 경북 청도의 '철가방극장'을 설립해 4,400회가 넘는 공연을 올렸고, 무명 개그맨과 지망생들을 사비로 지원하며 후배 양성에도 앞장섰다. 최양락, 이윤석, 김신영, 황현희, 김민경 등이 그의 도움을 받은 후배들이다.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물이자 다수의 저서를 남긴 전유성은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 등 집필 활동으로도 사랑받았다.
최양락은 "대학 1학년 때 데뷔하자마자 형님을 찾아뵌 후 45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다. 형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
전유성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지며, 서울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됐다. 고인의 뜻에 따라 KBS 일대에서 노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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