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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 은퇴' 잔칫집 밝힌 디아즈 50홈런 → 삼성 가을야구 확정 '겹경사'…후라도, KIA 잡고 15승 달성 [대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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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레전드 오승환의 은퇴식날, 등번호 21이 새겨진 유니폼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밝힌 잔칫집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에이스 후라도의 7이닝 무실점 10K 호투, 이날의 결승타가 된 디아즈의 시즌 50호 홈런을 앞세워 4대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올시즌 74승째(2무67패)를 기록, 4위를 굳게 지켰다. 3위 SSG 랜더스와는 여전히 2경기 차이. 다만 이날 NC 다이노스가 KT 위즈를 잡고 7연승을 질주하면서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됐다. 삼성 입장에선 오승환의 은퇴식날 디아즈의 50홈런, 가을야구 확정까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겹경사가 됐다.

반면 KIA는 74패째(63승4무)를 기록, 그대로 8위를 지켰다.

삼성은 이재현(유격수) 김성윤(우익수) 구자욱(지명타자) 디아즈(1루) 김영웅(3루) 김지찬(중견수) 강민호(포수) 류지혁(2루) 이성규(좌익수) 라인업으로 임했다. 선발은 에이스 후라도.

KIA는 김호령(중견수) 윤도현(3루) 박찬호(유격수) 나성범(지명타자) 위즈덤(1루) 오선우(좌익수) 한준수(포수) 김규성(2루) 박재현(우익수)로 맞섰다. 선발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5번)에 뽑은 김태형.

경기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지켜봐달라"며 고민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 가을야구 진출조차 확정되지 않았고, 치열한 순위싸움 중인 만큼 당연한 고민이다.

오승환은 이날 은퇴선수 특별엔트리로 1군에 합류했다. 사령탑은 "오승환의 몸상태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실전 감각이 관건"이라며 "가능하다면 9회 마운드에 올리고 싶다. 멋지게 보내줄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했다.

KIA는 이날 오승환 전용 대타로 최형우를 대기시켰다. 전성기 시절 함께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1살 어린 동생이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도 원하고, (오승환은)그런 예우를 받기에 충분한 선수니까"라며 웃었다.

이날 현장에는 2만3933명의 야구팬이 입장했다. 삼성 구단은 "최근 관중석 앞 기둥이 쓰러지는 사고가 있었다보니 시야 방해석이 생겼다. 그 자리들은 판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실상의 매진이다.

경기전 시타와 시구자로는 오승환의 아내 김지혜씨와 아들 오서준이 나섰다. 김지혜씨는 "남편이 야구하는 시간을 오랫동안 함께 한 사이는 아닌데,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8회 엘도라도 함께 크게 외치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오승환은 시구를 마친 아들을 환한 미소와 함께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을 비롯해 이대호 김태균 채태인 이동현 등 '82년생 황금세대' 친구들도 현장을 찾아 함께 자리를 빛냈다.

오승환은 21세기 한국 야구 마무리투수의 대명사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2차 1라운드(전체 5번)로 입단한 이래 한국 프로야구 기준 삼성에서만 15시즌을 뛴 원클럽맨이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진출해 2년간 뛴 뒤 메이저리그로 건너갔고,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시작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뛴 뒤 2019년 삼성으로 복귀했다.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각각 기록중이다. 역대 최고령 세이브(42세 12일) 기록 역시 오승환의 것이다.

레전드를 떠나보내는 삼성은 이날 오승환의 은퇴 및 영구결번 행사를 화려하게 준비했다. 경기전 라이온즈파크 외벽에 현수막과 포토 스팟을 꾸미는 등 열과성을 다한 준비가 돋보였다. 삼성 선수들은 모두 '파이널 보스'라는 문구와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 차림으로 경기에 임했다.

오승환의 가는 길은 디아즈가 화려하게 밝혔다. 디아즈는 1회초 김성윤-구자욱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즌 50번째 아치를 그렸다. 이로써 디아즈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150타점, 외국인 타자 첫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삼성은 5회말 이성규의 2루타, 이재현의 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KIA 2루수 김규성의 알까기 실책으로 1점을 추가했다. KIA 김태형은 최고 153㎞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아쉽게 5회를 채우지 못하고 4⅓이닝 5안타 4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8회말 KIA 1루수 오선우의 송구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1,3루 상황에서 강민호의 1타점 땅볼로 1점을 추가하며 오승환이 등판할 판을 깔았다.

오승환은 뜨거운 환호 속 등판, 대타 최형우를 삼진 처리한 뒤 박수 속에 교체됐다.

삼성 후라도는 7이닝을 2안타 무실점 10K 완벽투로 틀어막으며 시즌 15승을 달성했다. 삼성은 8회 김태훈, 9회 오승환-김재윤으로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