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대전 도심에서 왕새매 300여마리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탐조모임은 지난 10일 대전 한밭수목원과 갑천 상공에서 맹금류인 왕새매 305마리가 무리를 이뤄 남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관찰됐다고 14일 밝혔다.
왕새매는 여름철 동북아시아에서 번식하고 가을이면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대표적 철새로, 대규모 이동은 생태계 건강성과 생물 이동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이동은 대전권역에서 확인된 맹금류 이동 중 가장 큰 규모로, 대전환경연합은 중부 내륙권이 왕새매의 주요 이동 경로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도심 중심부에서 수백 마리의 왕새매가 이동하는 장면은 도시 생태 축이 여전히 생물 이동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과 대전이 여전히 생명의 도시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찰을 계기로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권 생태축 보전 및 정밀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향후 개발 계획에 앞서 조류 이동 영향평가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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