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당연히 고맙다. 강요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깜짝 놀랄 소식이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코앞으로 다가온 아내의 둘째 출산 때 미국으로 가지 않고 한국에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가족을 중시하는 외국인 문호에선 아무리 중요한 경기라도 아기 출산 때는 휴가를 받아 경기를 빠지는 것이 당연시 된다. 최근엔 한국에서도 하루나 이틀 정도 출산 휴가를 받는 경우가 흔해졌다.
KBO리그에 온 외국인 선수가 시즌 중에 귀국해 아내의 출산을 보고 오는 일은 가끔 있었다. 안가는 게 이상할 정도. 그런데 지난 2021년 9월 LG의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팀을 위해 출산 휴가를 가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올해 10월. 또 LG의 오스틴이 출산 휴가를 반납했다. 이번엔 시즌도 끝나고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훈련 기간인데도 가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오스틴은 "딸이 태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는게 아쉽다"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미리 아내와 얘기를 했었다. 10월초에 아기가 나오면 미국에 가려고 했는데 늦춰져서 한국시리즈에 가까운 시기라서 안가는 것으로 결정했고 와이프도 이해했다"라고 밝혔다.이어 "이것이 옳은 선택일지는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우승을 하는 것이 LG에게 어떤 의미인지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와이프도 남으라고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오스틴은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외국인 선수가 몇이나 되겠나. 난 3년 중 두번이나 나간다. 큰 행운이다"라면서 "LG에게 의미있는 한국시리즈라서 그런 기회를 받은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시리즈 출전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오스틴의 결정에 LG 염경엽 감독은 당연히 고마움을 표시. 염 감독은 "당연히 고맙다"면서 "본인이 간다고 하면 보내줘야 한다. 우리가 강요한다고 되는게 아니다"라며 모든 것이 오스틴 본인의 결정이었음을 알렸다.
염 감독은 "함께 훈련하는 것과 잠깐이라도 빠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오스틴이 한국시리즈의 중요성을 알고 그런 결정을 해줬다"면서 "이것도 켈리가 만든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시합엔 팀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을 오스틴이 치리노스와 톨허스트에게 보여준 것이다. 이런게 우리 팀에 좋은 시스템이 될 수 있다"라고 오스틴에게 고마움을 밝혔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