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50대50은 맞습니다. 다만..."
키움 히어로즈는 3년 연속 꼴찌 불명예를 썼지만, 올 정규시즌 후반기 나름의 반등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전반기 종료 후 홍원기 감독을 경질하고 설종진 감독대행을 앉혀 승률이 소폭 상승했기 때문.
하지만 누가 봐도 달라진 야구의 힘이라기보다,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를 인정한 결과물이었다. 키움은 개막에 맞춰 푸이그, 카디네스 타자 2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었고, 뒤늦게 투수 2명으로 회귀하며 어느정도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알칸타라, 메르세데스로 선발진이 안정되니 긴 연패를 당하지 않고, 3연전 스윕도 나오는 등 야구가 야구답게 돌아갔다.
특히 그 중심에는 '돌아온 20승 투수' 알칸타라가 있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 태업 이슈로 불명예스럽게 두산 베어스를 떠났는데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완벽한 경기력으로 키움 팬들을 기쁘게 했다. 19경기 8승4패 평균자책점 3.27. 막판 승운만 조금 더 따랐더라면 20경기를 던지지 않고도 10승을 채우는 엄청난 성과를 거둘 뻔 했다.
보통 이 정도 내용이라면 내년 시즌 재계약 플랜에 포함되는 게 당연한 수순. 하지만 설종진 감독은 대행 꼬리표를 떼는 취임식 자리에서 "알칸타라 재계약은 50대50"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외국인 선수를 보는 키움의 눈이 엄청나게 높은 것일까. 어떤 의미가 담긴 코멘트였을까.
허승필 단장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허 단장에게서도 "50대50은 맞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부연 설명이 따랐다.
허 단장은 "내년 시즌 투수 2명으로 가는 건 정해졌다. 또 알칸타라는 재계약 대상자에 당연히 들어가있다"고 했다. 그런데 왜 50대50일까. 허 단장은 "알칸타라의 기량은 당연히 인정한다. 30대 중반 나이에도 몸상태에 이상도 없고, 팀 메이트로서도 매우 좋은 자세를 보였다. 훌륭한 선수"라고 말하면서 "알칸타라와 계약할 마음이 없다는 게 아니라, 계약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시하는 조건을 선수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수도 있고 우리가 본 선수 중 '이 선수들은 알칸타라보다 무조건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경우 그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팀에서 오래 뛴 브리검, 요키시와 재계약 협상을 할 때도 늘 같은 패턴이었다"고 밝혔다.
허 단장은 "정규시즌이 치러지는 동안에도 스카우트 파트에서 미국 현지를 쉼 없이 돌아다녔다. 많은 선수들을 봤고, 예비 후보들에 대한 리스트업은 다 돼있는 상황이다. 무조건 새로운 선수를 뽑겠다는 것보다는, 늘 이렇게 리스트업을 해놔야 어떤 상황이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키움 유니폼을 입고 반등의 씨앗을 뿌려놓은 알칸타라가, 다시 한 번 고척돔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