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경기 중반이라도 흐름을 뺏길 위기엔 가장 좋은 투수를 올린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지론 중 하나다.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이길 수 있다.
염 감독의 승부수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 나왔다.
7-4로 3점 차로 앞선 4회초. LG는 소중한 필승조 2명을 아웃카운트 2개를 잡기 위해 한꺼번에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리드를 지켰다.
0-4로 끌려가던 LG는 2회말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집중시켜 5-4 역전에 성공했다. 3회말엔 박동원의 투런포로 7-4, 3점 차까지 앞서나갔다. 1회 홈런 2개를 맞으며 흔들렸던 LG 선발 임찬규도 2,3회를 잘 막아내면서 안정감을 찾은 듯했다.
하지만 4회초 들어 다시 흔들렸다. 1사후 8번 최인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9번 최재훈의 큰 바운드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하며 1사 1,2루. 황영묵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가 됐다. 한방이면 역전도 될 수 있는 위기 상황. 한화가 자랑하는 리베라토 문현빈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LG로선 초대형 위기였다.
염 감독은 곧바로 강속구 투수 김영우를 투입했다. 고졸 신인이지만 후반기부터 셋업맨으로 활약했고, 위기 상황에서 여러차례 팀을 구했던 경험을 쌓은 필승조. 삼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영우는 리베라토에게 주무기인 143㎞의 슬라이더를 뿌려 빗맞은 뜬공을 유도했다. 어려운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역동작으로 잡아냈다. 실점을 막은 중요했던 호수비.
김영우는 1회 투런포를 친 절정의 타격감 문현빈과 쉽게 승부하지 못했다. 추운 날씨 속 몸이 경직되면서 자꾸 공이 옆으로 밀렸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4연속 볼로 밀어내기 볼넷.
4번 노시환 타석이 되자 염 감독은 또 한번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곧바로 불펜 최고카드인 베테랑 김진성을 올렸다. 올시즌 팀의 승리를 지켰던 필승조 듀오 김영우와 김진성을 한 이닝에 모두 때려 넣는 초강수를 둔 것. 김진성은 기대대로 노시환을 하이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한화 기세를 꺾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7,8회에 나와야 할 필승조 투수를 4회에 미리 투입한 염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가 통했다. LG는 곧이은 4회말 4사구 3개로 만든 2사 만루서 문보경의 우월 3타점 2루타로 10-5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번 기세가 꺾인 한화 타선은 다시 부활하지 못했다. LG의 더 약한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전혀 힘을 못 쓴 채 5대13으로 대패하고 말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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