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군 뛴 80년대생, 야수 29명·투수 19명…세대교체 가속
최형우·노경은은 정상급 활약으로 '베테랑의 힘' 증명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리그를 호령했던 '80년대생' 선수들이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하며 KBO리그 세대교체가 빨라진다.
    '국민 거포' 박병호(39)와 베테랑 불펜 임창민(40·이상 삼성 라이온즈)은 3일 나란히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와 100세이브를 달성한 베테랑 구원 투수의 동시 은퇴는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 시즌 KBO리그가 끝난 뒤, 1980년대에 태어난 베테랑들의 은퇴 소식이 줄지어 나온다.
    KBO리그 통산 최다 427세이브를 보유한 '끝판 대장' 오승환(43·삼성)은 은퇴 투어와 함께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여기에 지난해 박병호와 맞트레이드 됐던 왼손 거포 오재일(39·kt wiz)도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선수들이 대거 무대 뒤로 떠났다. 
    프로야구 최초의 한 시즌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36),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왕조'의 주역이었던 송은범(41)도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삼성에서 각각 방출돼 현역 연장이 불투명하다.
    실제로 올 시즌 KBO리그 1군에서 활약한 1980년대생 선수는 크게 줄었다.
    야수 중에는 박병호와 오재일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40)와 SSG 랜더스 김성현(38)은 플레잉 코치가 돼 그라운드에서 한발 물러났다.
    2025시즌 1군 경기에 출전한 '80년대생' 야수는 29명에 불과했다.
    최정(38·SSG), 김재환(37), 양의지(38·이상 두산 베어스), 강민호(40·삼성), 김현수(37·LG 트윈스), 전준우(39), 정훈(38·이상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38·kt), 손아섭(37·한화 이글스) 등은 이제 베테랑 대접을 받는 선수들이다.
    투수진에서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8·한화)을 비롯해 김광현(37·SSG), 양현종(37·KIA 타이거즈) 등 한국 야구 영광을 상징하는 '왼팔 삼총사'가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 중이다.
    이들을 포함해 올 시즌 마운드를 밟은 80년대생 투수는 은퇴를 선언한 3명을 포함해도 19명뿐이었다. 
    이들의 줄어든 '숫자'는 2000년대생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채우며 리그의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황금세대'가 저물어가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량으로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1983년생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41·KIA)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133경기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KBO 역대 최고령 20홈런도 최형우가 올해 세운 업적이다.
    투수 중에서는 1984년생 오른팔 불펜 노경은(41·SSG)의 활약이 눈부셨다. 
    4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팀 불펜의 핵심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나이를 잊은 구위를 선보였다.
    여기에 최정, 양의지, 김현수, 강민호 등도 여전히 각 팀의 중심이다. 
    이들은 세대교체의 거센 흐름 속에서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증명하며, 내년 시즌 팀의 구심점이자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 역할을 이어갈 전망이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