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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한가운데 자리한 대형 화면에선 서울 시내 지도 위로 수많은 기호가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에스원 출동 요원이 지금, 이 순간 차량으로 달리고 있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으로 향하는지, 고객을 만나고 있는지, 식사 중인지, 주유 중인지까지 한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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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측 화면에선 실시간 뉴스가 흘러나온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단 1초라도 빨리 고객들에게 조처하기 위해, 관제사들은 뉴스까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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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건 인력이다. 이곳 수원 관제센터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제주 지역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지만, 주간 근무자는 25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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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I 관제 시스템의 심장부에 'SVMS'(스마트비디오매니지먼트시스템)가 자리하고 있다. 관제사의 판별 능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시스템은 지능형 알고리즘으로 영상을 분석해 이상 신호를 포착하는 순간 관제사에게 알린다.
SVMS의 두뇌 역할을 하는 건 AI 에이전트다. 자연어로 상황을 인식하고 검색하며, 상황 발생 시 경고 방송 같은 조치까지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1층 출입문 앞 이상 상황 보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영상을 찾아 분석 결과를 화면에 띄워준다.
45년 전만 해도 보안은 자물쇠와 야간 순찰이 전부였다. 은행 직원들은 교대로 숙직을 섰고, 공장 경비원들은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긴긴밤을 지새웠다.
1981년 에스원이 변화를 일으켰다. 문과 창문에 센서를 설치해 침입 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관제센터로 전송되고 보안요원이 출동하는 무인 보안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시스템이 위험을 알리는 시대가 열렸다.
관제 인프라는 우리의 일상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1990년대 이후 24시간 편의점과 심야 주유소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도 관제센터가 있었다.
에스원은 1987년 자체 관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했다. 제주에서 발생한 신호를 수원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에스원은 전국 관제센터를 수원과 대구 두 곳으로 통합하고 이중 백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 센터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센터가 즉시 관제를 이어받는 구조다. 코로나19로 대구 센터가 폐쇄됐을 때, 수원 센터가 대구 센터의 업무를 처리했다.
수억 건의 관제 신호와 출동 기록, 패턴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쌓이면서 관제는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판단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2011년 교통 정보와 출동 차량 위치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GIS 기반 자동 배차 시스템이 도입됐다. 관제사는 출동 전 고객처의 도면과 특이사항을 미리 파악해 현장 대응 속도를 극대화했다. 이른바 '스마트 관제'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에스원은 수십억 건의 관제 이력을 학습한 AI를 관제 시스템에 적용해 신호를 자동으로 선별하고, 관제사는 최종 판단을 수행하는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SVMS와 AI 에이전트가 탄생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AI 보안은 무인 경제 시대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무인 매장 전용 서비스인 '안심24'는 지능형 CCTV, 원격 경고 방송, 긴급출동, 정전 모니터링을 통합해 점주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매장을 지킨다.
서정배 에스원 상품기획그룹장 "지능형 알고리즘을 내부 테스트 결과 99% 이상의 인식률을 확보한 상태"라며 "현재는 사람이 봐도 헷갈리는 상황을, 예컨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인지 사탕을 물고 있는 것인지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