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실력이 몸값 대비 기대 이하인데 팀 분위기까지 해친다면?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고액 연봉자'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34)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며 사실상 공개 처분을 선언했다. 한때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던 영웅이었지만, 이제는 클럽하우스의 골칫덩이로 전락한 모양새.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은 지난 9일(한국시간) 본격적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카스테야노스의 새로운 팀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루머를 넘어 구단 최고 책임자가 직접 '공개 처분'을 예고한 것.
카스테야노스가 트레이드 명단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결정적 계기는 성적보다 '불화'였다. 지난 시즌 중반,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수비 교체 지시에 불만을 품고 롭 톰슨 감독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퍼부은 것이 화근이 됐다. 이 사건으로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그는 이후에도 매체 인터뷰를 통해 감독과의 소통을 "의문스럽다"고 비난하는 등 반성 없이 날 선 태도를 유지했다.
결국 구단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필라델피아 프런트는 확고했다. 지난해 12월, 톰슨 감독과 2027년까지 연장 계약을 맺으며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카스테야노스의 자리에는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1년 1000만 달러(약 146억 원)에 영입하며 헤어질 만반의 준비를 모두 마쳤다.
카스테야노스는 2022년 필라델피아와 5년 1억 달러(약 1457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으나, 정규 시즌 성적은 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4시즌 동안 602경기에서 타율은 0.250을 약간 넘는 정도였다. 홈런 수(82개)나 타점 생산력도 몸값에 비해 아쉬웠다. 2023년 커리어 최다인 29홈런을 정점으로 23홈런→17홈런으로 매년 줄고 있다. 특히 수비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라는 평가.
그나마 포스트시즌 38경기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과 타점을 올리며 '가을 영웅' 대접을 받았지만,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해친다는 판단이 서자 구단은 미련 없이 헤어질 결심을 했다.
문제는 카스테야노스를 선뜻 데려갈 팀이 없다는 점이다. 타격 생산성이 떨어진 데다 수비 구멍, 여기에 감독과도 언쟁하는 '까칠한 베테랑'이라는 이미지가 트레이드 매물 가치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설상가상 1년 남은 몸값도 무겁다.
필라델피아는 그의 잔여 연봉 2000만 달러 중 상당 부분을 보조해서라도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려 애쓰고 있다.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이 행선지로 거론되고는 있으나,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필라델피아는 에이스 잭 휠러가 정맥성 흉곽출구증후군(TOS) 수술 여파로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 캠프 초반,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할 톰슨 감독에게 카스테야노스 정리는 첫 번째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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