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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은 넥센을 춤추게 한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넥센의 페이스는 시즌 133홈런. 역대 팀 홈런 기록으로 따져봐도 20위권조차 끼지 못한다.
그런데 적어도 넥센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79홈런, 2010년 87홈런으로 2년 연속 이 부문 꼴찌를 도맡아하던 팀이기에 그렇다. 넥센은 같은 경기수를 치른 지난해의 경우 12홈런, 그리고 2010년에는 19홈런에 불과했다.
넥센은 이미 올 시즌 시범경기서 가장 많은 11홈런을 기록하며 화력을 점검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범경기라는 점을 들어 평가절하했지만, 그만큼 타자들의 파워가 향상됐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넥센의 홈런 상승세는 기술과 심리적인 것, 2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일단 '홈런공장장'은 단연 강정호다. 강정호는 15일 롯데전에서 투런포를 추가하며 11홈런으로 이 부문 단연 1위를 독주중이다. 26타점으로 이 부문 역시 홍성흔(롯데)과 공동 1위까지 올랐다.
물론 강정호도 인정하듯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생애 첫 풀타임 4번 타자에 도전하는 박병호, 그리고 FA로 재영입한 이택근 등 클린업 트리오의 존재감 때문이다. 박병호는 5홈런이고, 이택근은 1홈런이다. 갯수는 강정호에 미치지 못하지만, 클러치 히팅 능력이 좋은 이들이 강정호에 앞서 3번과 4번으로 나서면서 상대팀 투수들에게 큰 압박감을 주고 있다. 지난해처럼 강정호만 집중 견제할 수 없는 상황.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4개에 불과했던 장기영이 15일 롯데전에서 솔로포를 터뜨리며 올 시즌만 벌써 4홈런째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기에, 그동안 절대적인 홈런 갯수가 적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놀라운 수치다. 장기영은 팀내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주로 테이블세터로 기용되지만, 타자 경험이 적다보니 그동안 컨택트 능력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 확실히 올 시즌 감을 찾은 모습. 여기에다 2번 타자를 주로 맡다보니 상대 투수들이 장기영을 '쉬어가는 코너'로 생각하다가, 큰 것을 자꾸 허용하고 있다.
더불어 생애 첫 만루포를 기록한 김민우, 생애 첫 홈런을 가동한 허도환,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타격양을 소화하며 확실히 파워가 붙은 오재일, 지석훈 등 그동안 홈런과는 큰 연관이 없던 선수들이 이 대열에 적극 합류하고 있다.
기술도 그렇거니와 심리적인 부분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선수들의 파워나 기술이 1년만에 갑자기 확 좋아질 수는 없다. 다만 하위권을 맴돌던 지난해까지 왠지 선수들이 주눅이 들어있었다. 자신감도 결여돼 있었다"며 "삼진을 먹어도 당당하게 덕아웃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여기에 이택근 김병현 등 특급 선수들이 보강되면서 올해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넥센은 전신인 현대 시절 대표적인 '거포군단'이었다. 지난 2000년 박경완 퀸란 박재홍 등을 앞세워 208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3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역대 팀 홈런 20위권 내에 4번이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를 이어 재창단된 이후 5년만에 과거의 전통을 잇고 있는 넥센이 과연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홈런이 이를 증명해줄 것 같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