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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승엽(36)이 지난해 12월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 삼성팬들은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이승엽이 불러올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상승 작용을 말한다. 일명 '이승엽 효과'라고 불렀다.
최형우는 이승엽의 영입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따먹지 못했다. 최형우는 "승엽이형이 왔다고 타석에서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최형우는 이승엽 바로 뒤인 4번에선 홈런을 치지 못했고 부진했다. 구단 안팎에선 "팬들이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갔는데도 이승엽을 연호하는데 최형우가 집중할 수가 있겠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최형우는 이승엽 보다 먼저 치든지, 아니면 이승엽 뒤에 갈 경우엔 떨어트려 놓아야 한다는 해법이 등장했다.
그나마 2군에서 재충전하고 올라온 후 3번과 6번 타순에서 홈런 3개를 쳤다. 시즌 타율은 2할3푼2리, 30타점. 서서히 방망이가 맞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이승엽 바로 뒤에서 최형우는 안 되고, 박석민은 될까.
박석민이 좋은 타격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4월과 5월 두달 동안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격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석민은 어디에 갔다 놓아도 기가 죽지 않는다"고 했다. 박석민은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 불릴 정도로 활달하면서도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다. 타석에 들어가면 앞 타석에 누가 쳤던 상관없이 자기 만의 세계에서 논다. 헛스윙을 한 후에 피겨스타 김연아를 연상케하는 360도 턴을 하기도 한다.
최형우도 성격이 밝은 편이다. 그런데 그는 이승엽이 오면서 주변에서 너무 많은 얘기를 들었다. 최형우는 이승엽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승엽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최형우가 홈런을 단 하나도 치지 못하고 있을 때 이승엽은 3번 타순에서 홈런포를 마구 쏘아댔다. 이승엽의 홈런수가 늘어날 때마다 최형우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위축되고 말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행히 지금은 최형우가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을 되찾았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가 4번 자리에서 보란듯이 홈런을 치는 걸 보고 싶어 한다. 최형우가 앞으로 삼성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본다. 최형우가 4번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좀더 이기적인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 앞뒤에 누가 있는 지는 잠시 접어두고 스스로 우뚝 서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