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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불펜의 중심 안지만(29)에게 포크볼을 안 던지냐고 물었다. 그는 "던질 수는 있는데 제구에 자신이 없어 실전에선 결정구로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원래 그는 두둑한 배짱투구를 즐긴다. 자신의 직구를 믿고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던졌다.
타자들은 이런 안지만에게 자주 당했다. 결정구로 직구가 많이 들어온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요즘 안지만의 직구가 자주 안타로 연결된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마찬가질 것이다. 결정적인 상황에 처한 투수는 가장 자신있는 공을 뿌리게 마련이다.
안지만은 "던질 공이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직구를 던진다"면서 "직구를 던져 맞아야 내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가장 자신있는 직구를 던져 맞을 경우는 나중에 후회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삼성 불펜에서 안지만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공교롭게 이번 시즌 권오준 권 혁 정현욱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 5~6년 동안 줄곧 함께 하면서 삼성의 최강 허리진을 구축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 불펜이 떴다하면 거의 승리로 이어지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너무 오랫동안 잘 해먹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타자들이 그들의 패턴을 이제 다 알고 노림수를 갖고 방망이를 돌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상대가 우리 불펜에 몇년간 많이 당했다. 그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들어오는데 그냥 맞서면 이길 수 있겠냐"면서 "좀더 공부를 하라"고 했다.
안지만은 "요즘 더 많은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올라가고 있다"면서 "우리 불펜 투수들은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투수는 새로운 구종을 완벽하게 장착하면 타자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된다. 안지만 등 삼성 불펜 투수들도 해당된다. 하지만 시즌 도중에 새 구종을 던진다는 건 무모한 도박이다. 결국 자신이 그동안 던져왔던 구질을 가다듬을 수밖에 없다. 직구가 주무기인데 갑자기 포크볼을 들고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안지만의 고민이 깊다.
안지만은 최근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2군을 내려갔다 올라왔다. 미세한 뼛조각이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발생했다. 지금은 주사를 맞아 통증이 없는 상황이지만 이번 시즌 종료 후 관절경 수술이 불가피하다.
그는 이번 시즌을 통해 새로운 구종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뻔한 레퍼토리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