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팀은 단연 넥센이었다.
물론 넥센 김시진 감독은 "이제 절반 조금 지났을 뿐이다"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전반기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수고했으니 100점 만점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대로 간다면 가을 야구 한번 기대하셔도 좋겠죠"라며 은근한 속내를 드러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야구는 철저한 단체 스포츠이기에 1~2명의 스타급 플레이어로 전력 전체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는 없다. 박찬호와 김태균을 영입했음에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한화의 예만 봐도 그렇다.
이택근이 최근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될만큼 팀의 구심점이 되고 있고, 김병현이 선발의 한축을 담당하는 것뿐 아니라 어린 투수들의 롤모델이 되면서 전력 상승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이들의 영입을 통해 선수단에게 퍼진 생각은 "이제 우리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선수를 팔아 구단을 연명한다는 그간의 이미지 속에서 선수들의 분발심 촉구는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었다. 그런데 구단이 투자를 하고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으니, 이에 응하는 일만 남았다. 그것은 바로 좋은 경기, 그리고 좋은 성적이었던 셈이다.
절박함 끝에서 희망을 보다
김시진 감독은 시즌 개막 전 한 선수를 가리키며 "저 선수 한번 주목해보라. 눈빛에서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서건창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빠진 김민성을 대신해 2루수 '임시 보직'을 받았던 서건창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LG에서 단 1경기에 출전한 후 군대까지 다녀와 테스트를 받아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는 등 그대로 '인간극장'을 찍고 있는 선수이기에 팀 동료들에게 더욱 큰 자극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 7월 트레이드 이후 올해 첫 풀타임 4번 타자 특명을 받은 박병호도 그동안 숨어있던 잠재력을 100% 발휘하며 최고의 클러치 히터로 거듭나면서 또 다른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절박함의 마지막에 만난 넥센에서 이들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팀의 희망을 함께 쓰고 있다.
후반기 승부수는
김 감독은 19일 롯데전에서 한박자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로 불펜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였기에 가능했지만, 김 감독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반드시 1승이 필요할 때, 그리고 신진급 선수들이 경험하지 못한 포스트시즌에서의 짜내기 승부를 미리 경험시켜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제는 가을 야구에 한번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전반기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투수들은 볼넷을 줄이고, 수비에서는 좀 더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할 것이다. 즉 기본기를 더욱 탄탄히 해야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반기 기선 제압을 위해서 조금의 변화는 예고했다. 김 감독은 "다음주 후반기 첫 3연전이 KIA와의 경기이다. 따라서 전반기와는 달리 나이트와 밴헤켄 등 용병 듀오를 선발 로테이션에서 연달아 기용하는 원투펀치로 활용할 생각도 있다.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넥센의 '가을야구' 구상이 이제 무르익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