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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승엽(36·삼성)의 한-일 개인 통산 500홈런 축하 꽃다발을 지난 18일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499홈런(지난 15일 KIA전)이 터진 다음 경기부터 5만원짜리 꽃다발 2개씩을 경기가 열릴 때마다 준비해두었다. 그렇게 꽃값에 쓴 돈만 80만원. 7번 준비했다가 쓰레기통으로 간 꽃다발은 8번 만에 이승엽에게 돌아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근 이승엽에게 "승엽아, 꽃다발 그냥 버리기 아깝다. 구단 운영비도 아끼자. 빨리 쳐라"고 농담을 했다.
그는 조용하게 500홈런을 넘기고 싶었다. 하지만 삼성팬들은 기념비적인 그 공을 잡기 위해 2003년 처럼 대형 잠자리채를 만들어 갖고 경기장으로 왔다. 대구 홈팬들은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런을 연호했다. 하지만 정작 500홈런은 외야에 관중석이 없는 목동구장에서 나왔다. 목동구장 좌중간 담장을 넘어간 홈런 타구는 땅에 떨어졌다. 삼성 불펜 투수 안지만이 가장 먼저 달려가 그 공을 슬라이딩까지 해 잡았다. 목동 외야엔 불펜 투수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안지만은 그 공을 삼성 구단에 기증했다. 구단은 경산 삼성 라이온즈 역사관에 그 공을 보관할 예정이다. 이날 홈팀 넥센은 일반인의 외야 출입을 막기 위해 안전요원을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배치했다. 그런데도 이승엽의 500호 홈런공을 줍기 위해 술취한 한 팬이 뛰어내리는 바람에 경미한 부상을 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승엽의 프로 입단 초기 목표는 국내에서 700홈런을 치는 것이었다. 2003년 삼성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를 칠 때만해도 그 목표는 달성 가능했다. 하지만 2004년 부터 일본에서 8년간 포크볼 적응에 실패하면서 홈런은 생각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는 "후반기에 홈런 10개만 더 쳤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 홈런왕은 내 목표가 아니다"고 했다. 이승엽은 요즘 타구가 생각 처럼 뜨지 않는다고 말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홈런에는 자신이 있었다. 홈런을 목표로 잡으면 대부분 이뤘다. 타이론 우즈에게 한 차례 홈런왕을 빼앗겼지만 이미 5번 차례 국내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전성기를 훌쩍 지난 요즘은 넘어가야 할 타구가 외야 펜스 근처에서 자주 잡히곤 한다.
이승엽은 앞으로 3~4년 더 선수 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20홈런 이상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럼 이승엽의 통산 홈런은 최소 55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136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00홈런을 넘긴 선수는 배리 본즈(762개·은퇴)를 비롯해 25명이다. 76년 일본 프로야구에선 오 사다하루(868개) 등 9명(마쓰이 히데키 포함)이 있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