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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우승을 더 하고 싶었고, 오승환은 모험 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했다. 둘 사이에는 두터운 신뢰가 윤활유 역할을 했다. 또 삼성은 오승환의 성적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걸맞는 대우를 해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승환은 12일 송삼봉 삼성 단장을 만나 미팅을 갖고 내년 시즌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일본 진출을 하지 않고 삼성에 잔류하기로 합의했다.
둘 간의 대화는 길지 않았다고 한다. 송 단장에 따르면 오승환은 삼성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걸 강조했다. 그는 "돌려서 얘기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했다"면서 "우리 팀에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 우리는 이제 한국시리즈 2연패 밖에 하지 못했다. 오승환에게 3연패 하고 가라. 내년에 한 번 더 우승하자. 그러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최근 이번 면담에 앞서 구단의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삼성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어떤 대우를 해줄 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었다.
송 단장은 이번 미팅에서 금전적인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삼성에 잔류한다고 해서 금전적으로 더 잘 대우해주는 건 없을 것이다"면서 "구단에서 알아서 적절한 대우를 해줄 것이다. 어차피 내년말이면 오승환은 국내 FA 자격을 갖추게 된다. 어느 구단이 마찬가지로 FA 전에는 다른 구단들이 못 덤비게 연봉을 좀더 올려주는 게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2005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했다. 내년 시즌을 무사히 마칠 경우 국내 FA 자격을 갖춘다. 또 2014년말이면 해외 FA 자격이 얻는다.
삼성은 오승환이 일본 진출을 미루고 잔류하기로 한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가질 것이다. 자연스럽게 구단이 알아서 연봉으로 심적 보상을 해줄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의 올해 연봉은 3억8000만원이었다. 그의 내년 연봉은 5억원을 훌쭉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이번에 일본 진출 선언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 구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구단의 강한 반대를 꺾는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일본에 진출할 경우 더 많은 돈을 벌 수는 있다. 하지만 돈이 곳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또 일부에선 오승환의 직구 위주의 힘으로 찍어누르는 스타일이 일본 보다는 오히려 미국 메이저리그에 어울린다는 주장도 있다. 따르서 섣불리 일본으로 갈 게 아니라 때를 기다리면서 미국 포스팅을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얘기도 있다.
오승환은 거취 문제를 질질 끌지 않았다. 길었던 시즌의 피로를 풀기 위해 휴가가 절실했을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