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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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릴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서 한화 김태균이 볼 넷을 얻어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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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4번타자 김태균이 침묵하고 있다. 상대의 집중견제에 따른 어쩔수 없는 현상. 그나마 빼어난 선구안을 버팀목 삼아 타석에서 겨우 버티는 중이다. 하지만 타격감은 점점 떨어져 간다. 그러면서 팀의 득점력까지 함께 줄어들고 있다.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건 호쾌한 한방, '홈런'이다.
김태균은 6일까지 타율 2할3푼1리에 머물고 있다. 6경기에서 모두 팀의 4번타자를 맡아 23타석에 나왔는데, 안타는 단 3개 뿐이었다. 2루타 1개가 있었고, 홈런은 없었다. 특이한 점은 김태균의 볼넷 갯수. 무려 9개나 된다. 리그 전체에서 롯데 최준석(10개)에 이은 2위 기록. 하지만 타석 대비 볼넷 비율로 따져보면 단연 리그 선두다. 최준석은 김태균보다 3타석 더 많이 나왔다.
게다가 볼넷-삼진 비율도 경이롭다. 김태균은 볼넷 9개를 얻어낼 동안 삼진은 단 1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상식을 파괴하는 수치다. 23타석 중에 삼진이 단 1번 밖에 없다는 건 김태균의 선구안이 극에 달했다는 증거다. 동시에 그간 타석에서 김태균이 얼마나 끈질기게 버텨왔는지를 보여준다.
상대 투수가 김태균에게는 유난히 까다로운 공-볼넷도 불사하는-을 던지기 때문에 스윙의 기회 자체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공에 배트를 냈다가는 헛스윙이나 범타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럴바에는 아예 배트를 내지 않는 편이 낫다. 김태균은 지금 그걸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다. 무작정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타이밍이 됐다. 김태균이 참고 참아 얻어낸 볼넷이 결과적으로는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 현재 한화의 득점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6경기에서 겨우 24점밖에 내지 못했다. 팀 홈런(2개)과 장타율(0.320)도 리그 최하위다. 출루율(0.353)은 그나마 리그 5위로 괜찮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이런 현상이 모두 김태균의 침묵 때문이라고 할 순 없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인물은 결국 김태균이다. 중심타선에서 과감한 스윙으로 득점타를 만들어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팀의 득점력 저하 현상은 개선될 수 있다.
좋은 타자일수록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상대의 실투는 곧 타자의 입장에서는 '치기 좋은 공'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늘 치기 좋은 공만 기다리다간 스윙 자체가 무뎌질수도 있다. 때로는 썩 좋지 않은 공을 공략해 안타나 장타로 연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팀의 간판타자가 해줘야 할 역할이다. 지금 김태균에게 필요한 건 바로 그런 과감성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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