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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승리로 환호하는 상대를 본 것만 벌써 4번째...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흐름에서 대처를 잘 하지 못하면 정말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는 분위기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끝내기패가 이어진다는 것은 결국 불펜이 형편없다는 뜻이다. 결국 불펜 정비를 해야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덕아웃의 이차적 책임도 매우 커보인다. 선수가 50%의 힘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인 걸 간파했다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게 최선책인지는 감독과 코치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다. 만약, 선수가 100%로 던질 수 있는데 태업을 한다고 50%로 던지는 상황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렇지 않고 투수는 자신의 능력 하에 최선을 다하는데 자꾸 꼬이는 경기가 나온다면 이는 덕아웃에서 책임을 져야하는게 맞다. 그게 야구다.
이종운 감독의 불펜 운용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프로 경험이 부족한 신임 감독이다. 더군다나 염종석 투수코치 역시 1군 메인 코치 경험이 부족하다. 시즌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발전하는 모습이 없다면 팬들은 이를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김승회가 흔들리며 불펜 체제가 완전히 무녀졌다는 점.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없어졌다. 상황에 맞는 선수 기용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 되면 임시로 깨진 항아리를 메우고, 이 때문에 다른쪽 누수가 생기면 또 맞지 않는 조각으로 그곳을 막는 느낌이다. 김승회만 봐도 그렇다. 마무리로 안되겠다는 진단이 세상에 내려졌고, 실제로 7, 8회 투입하는 일이 잦아졌었다. 그런데 KIA전 갑작스럽게 다시 마무리로 투입됐다. 선수는 소위 말해 마운드에 오르면서 '멘붕'이 왔을 것이다. 안그래도 심리적으로 위축된 선수가 또다시 큰 압박을 받고 경기에 투입되니 제대로 된 공을 던질 수가 없다.
투수를 너무 잘게 잘라쓰는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승조, 추격조, 마무리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이닝 소화를 맡기는게 가장 이상적. 하지만 좌-우 놀이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경기 막판 투입할 투수가 없어진다. 예를 들어 좌완 심규범이 7회 선두 좌타자를 잘 처리했다. 그러면 심규범에게 다음타자를 맡기고 7회 전체를 맡기는 식으로 불펜 운용이 돼야하는데 심규범은 오로지 좌타자 1명만 상대하고 교체가 된다. 그렇게 7회 2명의 투수를 쓰고 8회 김성배가 흔들린다고 치자. 앞에 투수를 의미없이 써버리니 이 때를 대비할 투수가 없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불펜진의 확실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다시 불펜진이 자리를 잡고 안정을 찾는다면 롯데는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무너지면 시즌 초반이지만 남은 시즌 먹구름이 걷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불펜 운용은 당장 치르는 1경기를 이기고자 하는 욕심에 나오는 운용법이다. 현장에서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1경기를 잡으려다 1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시즌 초반 1~2경기 져도 좋다는 생각으로 불펜 재정비를 확실히 해야한다. 그러면 향후 10경기 승리로 보장받을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