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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어떤 수를 써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계속 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결국,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독하게 마음을 먹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kt는 26일 수원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대11로 완패하며 3연전 스윕을 당했다. 또다시 4연패. 코치진 보직 변경, 홈 개막 후 첫 승, 트레이드 효과도 없었다. 3승20패. 1군 첫 해, 불명예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수 있는 분위기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했다. 오히려, 이런 매치업에서 승리를 거두면 극적으로 팀 분위기가 반전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그렇게 승기를 내주자 kt 선수들은 또다시 경기를 일찌감치 포기해버렸다. 4회 상대에 8실점했다. 누구는 잘했고, 누구는 못했고는 무의미하다. 포지션을 막론하고 선수들 전체가 '이기기 힘들다'라는 생각을 갖게 될 때 나오는 참혹한 결과다. 혹자는 4회와 5회 2점씩을 따라갔기 때문에 희망을 봤다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상대 선발 밴헤켄이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방심한 탓이라고 보는게 맞다. '밴헤켄을 상대로 4점이나 냈어'라는 생각을 하다면 이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아무리 막내 구단이고 전력적 열세라고 하지만 같은 프로다. 같은 그라운드에서 이렇게 처참하게 당한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해야 한다.
조범현 감독은 최근 애써 감정 표출을 자제하고 있다. 이는 조 감독이 패배에 익숙하고, 당연시 여겨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하는 감독이다. 최근 한 자리에서 "자존심이 상해 죽을 것 같다"라며 괴로워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일단 덕아웃부터다. 현재 선수 구성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없다. 파격 카드를 꺼내드는 방법 뿐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찬스에서 무기력하다. 차라리 아예 신진 선수들로 경기를 치러보며 분위기를 전환을 시도해볼 수 있다.
선수들도 정신 자세를 고쳐야 한다. 경험 많고, 주전 자리를 보장 받은 선수들은 나태함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기회를 얻는 젊은 선수들은 이게 인생의 큰 기회라고 여기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kt의 가장 큰 문제는 신인급 선수들 조차도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당연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타자들은 대충 치고 죽고, 투수들은 대충 던지고 안타를 맞는다. 투지도, 패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나이가 비슷한 다른 팀 동료들은 2군만 전전하다 야구를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있다.
프런트도 정신 차려야 한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선수 영입 등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한다. 물론, 해달라는 걸 100% 모두 만족시켜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빠른 프로세스로 변신을 도와야 한다. 당장, 외국인 선수만 잘 바꾼다해도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