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한화의 추락은 내잘못, 그러나 기회남았다"

기사입력 2015-08-20 10:32


"내가 잘못해서 진게 많았지."

한화 이글스의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8월들어 시즌 첫 6연패를 당하면서 마지노선으로 지켜왔던 승률 5할 고지가 무너졌다. 19일 현재 53승56패다. 5위 자리도 KIA타이거즈에 내주더니 이제 7위 SK 와이번스와는 1경기차, 8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2.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포스트시즌의 꿈이 물거품으로 변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칫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한화를 상대로 6대0 완승을 거뒀다. 6연패를 당한 한화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고개를 떨구며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19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한화는 승률 5할 마진에서 +5승을 더 앞서나갔던 팀이다. 그랬던 팀이 한 달 만에 5할 마진 -3승 팀으로 몰락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후반기에 치른 25경기에서 한화는 겨우 9승(16패)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3할6푼의 승률로 전체 9위다. 한화보다 못했던 팀은 SK 뿐이다.

부진의 원인은 여러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용규의 부상 이탈에 따른 출루율 저하, 김태균의 부진으로 인한 득점력 저하.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못한 하위타선의 침묵.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선발 탈보트의 부진과 엔트리 제외로 인한 선발 운용 계획 차질. 배영수 송은범 김민우 등 선발진의 몰락. 특히나 믿었던 필승조인 권 혁의 구위 저하와 윤규진의 부상 이탈까지. 이 기간에 특급 외국인 선수 에스밀 로저스의 영입과 정현석의 투혼, 최진행과 폭스의 복귀 등 호재가 없던 것도 아니지만, 워낙에 악재의 임팩트가 더 강했다.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19
그래도 이런 식의 호재와 악재는 어떤 팀이든 겪는 일이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더 큰 악재를 만날 때도 있다. 사실 한화도 올 시즌을 돌아보면 지금과 버금가는 위기 상황을 숱하게 넘겨왔다. 시즌 개막 초반에는 정근우와 조인성 배영수 송은범이 아예 없었다. 5월말 김경언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도 있었다. 애초부터 외국인 타자의 덕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흔들리지 않았던 한화다.

하지만 최근은 좀 다르다. 전반적으로 힘이 떨어진 모습. 위기 상황을 강하게 뛰어넘지 못한다.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김성근 감독은 "내가 잘못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스스로의 운용 미스가 오히려 팀을 연패로 끌고 갔다는 자책이다. 사실 최근 연패의 과정을 돌아보면 김 감독 특유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경기가 적지 않았다. 6연패 중 3패가 1점차 승부였다. 분명 잡고 갈 수 있는 경기들이었다. 그러나 한화의 경기운용은 치밀하지 못했다. 빠른 투수교체와 적절한 대타 및 작전야구로 시즌 초중반의 위기를 넘겼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잘못한 것"이라는 김 감독의 말은 그런 점들에 대한 일종의 반성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강하게 잡고 있다. 분명 팀이 대위기에 빠져있지만, 아직은 반전을 이뤄낼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아직 30경기 이상 남은 상황에서 (5위와) 2경기 차이는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는 있다"면서 "여러 사람들을 위해서 좀 더 힘을 내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과연 김 감독의 약속대로 한화는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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