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KIA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KIA가 13대1로 승리하며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패한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chosun.com/2015.09.30/
롯데가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SK 수석 코치에게 지휘봉을 안겼다. 포스트시즌 탈락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만해도 구단 수뇌부는 "성적에 상관없이 올해 팀 분위기를 잘 추스려달라"고 주문했지만, 8위라는 성적에 결단을 내렸다.
사실 롯데의 2015시즌은 1년 내내 조용한 날이 없었다. 이종운 감독이 애초 야구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당장 지난 시즌 뒤 불법 CCTV 사찰 논란이 불거졌다. 팬들은 분노했고 그 중 일부는 시민 구단을 추진하겠다며 길거리에서 시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고등학교 감독 출신의 이 감독을 교체를 하라는 몰지각한 요구까지 튀어나왔다. 그렇게 롯데 선수단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이 감독은 최대한 선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형 같은 감독을 자청했다. 덕아웃에서 함께 박수치고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3~4월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부터 고꾸라진 성적이 문제였다. 불펜이 무너져 역전패를 당하는 일이 잦아졌다. 줄곧 3~4위를 유지하던 순위는 5월1일 5위를 시작으로 7~8위까지 떨어졌다. 팬들은 고정된 보직없이 불펜을 운용하는 이 감독의 전술에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물론 이 감독도 억울한 측면은 있다. 플랜 A, 플랜 B, 플랜 C 등 소방수 견장을 찬 투수마다 약속한 듯 난타를 당했다. 김승회, 이정민, 김성배, 심수창, 이성민 등이 모두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것. 비슷한 사정에 놓였던 두산은 기대치 않은 이현승이 뒷문을 확실히 책임져주며 자연스럽게 팀 성적도 급상승했다. 롯데에 비해 결코 마운드가 강하지 않지만 선수 한 명이 팀을 바꿨다. 이 감독이 아쉬운 부분도 이 대목이다. '한 명만 해줬으면….' 그나마 롯데는 오랜 부상을 털고 정대현이 돌아오자 뒷문이 안정됐다. 구위는 떨어졌지만 경험으로 버텼다. 하지만 그 때는 시즌이 거의 다 흘러간 뒤였다.
무엇보다 6월 한 달간 6승15패로 2할8푼5리의 승률에 그친 게 뼈아팠다. 성적이 추락하자 이 감독도 조급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등판을 앞당겼고, kt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세웅을 이곳(선발)저곳(불펜)에 모두 투입했다. 애초 4,5선발이 없었고 전성기가 지난 불펜 투수들이 수두룩하다고 해도, 시즌을 길게 보고 마운드를 운용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왔다. 1경기를 잡기 위해 무리한 결과 이어지는 3~4경기마저 피해를 보는 패턴이 여러차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롯데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투수 2명은 물론, 타자 아두치까지 4번을 맡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팀 전력의 50%를 차지한다는 외인들. 이같은 좋은 무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전쟁에서 번번이 패하니 구단은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롯데는 실패한 초보 감독 대신 또 다른 초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