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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개막전에서 만난 '사무라이 재팬'은 생각만큼 강력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의 젊은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1)에게 6이닝 무실점으로 끌려갔다. 2안타에 그쳤고, 무려 10삼진을 당했다. 후반부에 두번째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와 마무리 마쓰이 유키를 5안타로 공략했지만 집중력이 떨어져 무득점에 그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전에 앞서 힘겨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과 일본이 선수 구성 단계부터 분명한 전력차가 났기 때문이다.
일본은 일찌감치 파이어볼러 오타니의 한국전 등판을 못박았다. 니혼햄 소속인 오타니는 삿포로돔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에이스다. 프로 3년차인 그는 올해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5승, 평균자책점 2.24로 두 부문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 맞대결에선 김광현이 무너지면서 승부의 균형은 일본쪽으로 기울었다. 김광현에 비하면 오타니 카드는 한국 타자들에게 매우 낯설고 강력했다. 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렸다. 최고의 기량을 갖춘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 같은 일본 출신 빅리거들은 모두 빠졌다. 한국도 류현진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같은 메이저리거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모두 세대교체를 이룬 대표팀 구성을 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거가 빠지면서 생긴 전력 공백은 일본 보다 한국이 컸다. 한국 보다 선수층이 두터운 일본은 2010년대 들어 놀랄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한국전에 등판한 오타니, 두번째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 마무리 마쓰이 유키(라쿠텐) 모두 2010년 이후 일본 프로무대에 등장한 선수들이다. 노리모토는 신인상(2013년), 탈삼진(2014년)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쓰이는 올해 마무리를 맡아 33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을 찍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요즘 우리 야구에선 뛰어난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타자 쪽에서 몇몇 선수가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런데 투수 쪽에서 류현진 이후 선수가 없다. 무엇 때문인지 유소년부터 면밀하게 성장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일전에서 5점차 차이가 난 건 투수력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KBO리그에선 걸출한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 반면 NPB리그에선 여러명이 괴물 투수로 자라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최강의 멤버로 서로 맞붙었던 2009년 WBC까지만 해도 앞서지는 못했지만 일진일퇴 공방을 펼쳤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2013년 WBC에선 비록 맞대결은 없었지만 한국은 1라운드 조별예선 탈락했다. 반면 일본은 준우승했다.
현재 한국의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세계랭킹은 8위이다. 반면 일본은 1위다. 격차는 분명하다. 고개만 숙이고 있어서는 이 차이가 수치 이상으로 더 깊게 벌어지는 걸 막을 수 없다.
타이베이(대만)=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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