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야구 입시비리를 보면서 드는 생각. '또'. 이쯤 되면 개인의 도덕불감증보다 아마야구 수장기관의 역할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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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역시 '거래'를 통한 선수 영입이다. 이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야구부로 수십년 간 자행된 일이다. 한 야구인의 말을 빌려보자. "중학교에 특급 유망주가 있다고 치자. 이 학생이 갈 곳은 대충 정해져 있다. 그러면 나머지 선수들 학부모 사이에서 눈치 작전이 벌어진다. 어느 고등학교를 가야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또 누구와 함께 가야 받아주는지. 모든 고교 야구부에는 입학 제한이 있어 2학년 때부터 모종의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이 모든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은 강력한 액션이다. 해당 학교를 퇴출하는 등 제재가 필요하다. 아울러 철저한 조사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점을 뜯어 고쳐야 한다. 연세대의 경우 대학 감독과 고교 감독, 서울시 야구협회 고위임원, 서울시 야구협회 관계자가 연루돼 있다. 고려대는 대학 감독과 학부모, 동문회 관계자가 수사대상에 올랐다. 개인이 아닌 해당 학교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
박상희 회장은 "선수, 지도자, 심판, 경기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통합관리시스템을 KBO와도 연계할 생각"이라며 "야구협회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머지않아 야구협회가 모범적인 단체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할 일도 많다.
한 야구인은 "비리의 연루된 감독에 대한 제재는 있다. 실형을 받을 경우 5년 동안 등록이 불가능하고, 100만원 이상 벌금이면 2년 등록이 안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뜯어고칠 수 없다"면서 "극단적으로 감독이 선수 선발시 면접장에 들어오지 않는 등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많이 투명해졌다고는 하나, 3년 전 입시 비리 사건이 터진 이후 협회가 나서서 바꾼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협회가 적극적인 움직임과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지 않는다면 아마야구는 같은 문제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