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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는 계약금이 기형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 계약금은 일종의 보너스 개념으로 간주된다. 계약금의 비중이 작다는 이야기다.
시카고 컵스 좌완 존 레스터는 2014년 12월 FA 계약시 6년 총액 1억5500만달러 가운데 계약금을 3000만달러로 정했다. 계약금의 비중이 19.4% 수준으로 레스터는 2015년 1500만달러,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250만달러, 2020년에 1000만달러로 나눠 받기로 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5년 레스터는 총 3000만달러로 메이저리그 몸값 순위 2위였는데, 이는 책정 연봉 1500만달러와 4월 한꺼번에 지급된 계약금 분할치 1500만달러를 합친 금액이었다.
FA 계약 뿐만이 아니다. FA 자격을 얻기 전 선수를 장기계약으로 묶어둘 때도 계약금의 크기는 미미하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2014년 1월 7년간 2억1500만달러에 계약할 때 사이닝보너스는 1800만달러로 총액 대비 8.4%에 불과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의 경우에는 2013년말 7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사이닝보너스는 한 푼도 넣지 않았다. 보통 메이저리그 장기계약에서 사이닝보너스는 총액의 10%를 넘지 않는다.
일본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관행상 연봉 등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지만, 몇몇 사례를 보면 계약금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승엽이 2007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4년 계약을 할 당시 연봉 6억5000만엔에 인센티브 1억엔이 전부였지, 계약금은 한 푼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신인에게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갖는 8년간의 보류권 댓가로 높은 계약금을 지불할 뿐 FA에게는 계약금보다는 연봉 중심으로 몸값을 정하고 있다. 니혼햄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도 2013년 입단시 계약금 1억엔, 연봉 1500만엔에 계약했지만, 향후 일본 잔류를 선택해 FA 협상을 하게 된다면 연봉 중심으로 장기계약을 추진한다고 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