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3할 김문호-김재환, 완주가능할까

기사입력 2016-06-17 00:10


◇수위타자 롯데 김문호. 잠시 반짝으로 생각한 이도 많았지만 6월 중순까지 타격 선두다. 생애 첫 3할을 노린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5.18

KBO리그, 메이저리그, 일본야구. 리그에 상관없이 통용되는 숫자들이 있다. 타자는 3할 타율, 선발 투수는 10승. 3과 10은 일급 선수를 뜻하는 숫자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특별한 3할 타율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누군가에겐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치는' 타율이지만 대부분 타자들에게 3할은 목표이자, 꿈이다.

타고투저가 트렌드를 넘어 법칙이 돼 버린 KBO리그. 지난해 삼성은 팀타율이 3할을 넘었다. 올해도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들이 16일 현재 무려 33명이나 된다. 지난 시즌 28명보다 5명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할의 의미가 완전히 퇴색되진 않는다. 타격 리더보드를 보면 도저히 3할타율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선수도 있고, 3할 터줏대감들도 있다. 이들의 특별한 3할 이야기가 벌써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과연 이들은 3할을 완주할 수 있을까.

깜짝 3할타자는 수위타자인 롯데 김문호(0.380), 홈런공동선두(19홈런)로 타격 6위에 랭크돼 있는 김재환(0.359), NC 손시헌(0.301).

나머지 선수들은 수 년간 3할타율을 이상을 기록했고, 최근 타격 잠재력이 폭발해 성장이 어느정도 예견됐던 경우다.

김문호의 경우 지난해 93경기에서 타율 0.306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2할대 초중반을 오가던 프로 9년차 타자의 늦깎이 각성 신호탄이었다. 올해는 타석에서 이치로급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못치는 코스가 없고, 타구는 좌중우 스프레이다.
◇두산 김재환. 1년만에 홈런 기계, 타격 기계로 돌아왔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6.06.12/
김재환은 올시즌 KBO리그 최고의 '미스터리 맨'이다. 지난 5년간 번번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5년간 프로에서 때린 홈런이 13개인데 올해만 시즌을 반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19개나 쳤다. 타율도 통산 2할대 초중반에 그쳤는데 올해 3할대 중후반으로 업그레이드, 상상조차 어려운 변신이다. 연봉 5000만원의 기적.

손시헌은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중 최저 타율(0.245)이었다. 올시즌은 타율 3할1리로 타격 32위에 랭크돼 있다. 프로 11시즌 동안 한번도 3할타율을 친 적이 없다. 수비부담이 많은 유격수로 공격보다는 확실한 수비로 팀에 기여했는데 올해는 방망이도 잘 돌아간다.

NC 테임즈(0.372), 삼성 최형우(0.372), LG 히메네스(0.369)는 타율경쟁 뿐만 아니라 홈런전쟁도 펼치고 있다. 테임즈가 19개, 히메네스가 17개, 최형우가 15개를 날렸다. SK 김성현(0.333)은 지난해 2할9푼7리로 3할 턱걸이에 실패했는데 올해는 여유있는 3할타를 때리고 있다. 지난해 넥센 염경엽 감독이 '발굴'한 고종욱(0.329)은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다는 평가다. 지난해 3할1푼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쉽게 신인왕에서 탈락했던 넥센 김하성(0.311)은 계속 성장중이다. 두산 에반스도 5월초 1할5푼대였던 타율을 3할5리까지 끌어올렸다. 2할9푼9리로 반뼘 모자라는 LG 채은성 등 호시탐탐 3할 진입을 노리는 타자들도 많다.

역대 타격의 달인들을 보면 몰아치기에 능했고, 여름에도 강했다. 에이스 실종, 사라진 필승조, 불지르는 마무리. 국내 투수들의 안타까운 수준을 보면 이들의 타율이 갑자기 하락하진 않을 것 같다. 관건은 슬럼프를 야기시킬 수 있는 부상, 체력저하 등 자기와의 전쟁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KBO리그 타격 25걸. 16일 현재. KBO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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